| 장수화가 17일 하이트컵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 10번홀(파5)에서 세번째 샷으로 그린을 공략하고 있다. 사진제공=KLPG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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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4대 메이저대회 중 하나인 하이트컵챔피언십은 ‘코스와의 전쟁’으로 불린다.
대회의 고정 개최지인 경기 여주의 블루헤런GC(파72ㆍ6,582야드)는 곳곳에 러프와 해저드 등의 함정이 도사려 언제든 타수를 잃을 수 있기 때문에 방심할 수 없다. 올해 코스 전체 길이를 140야드 가량 늘렸다. 400야드 안팎의 파4홀이 5개나 되고 그린의 굴곡도 크다.
올해는 장수화(21ㆍ토마토저축은행)가 까다로운 코스의 선택을 받았다.
2007년 아마추어 국가대표 출신으로 투어 2년차인 장수화는 17일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이븐파 72타(버디 2, 보기 2개)로 스코어를 지켜내 최종합계 2언더파 286타로 정상에 올랐다. 3라운드에서 양수진(19ㆍ넵스)에 1타 뒤진 2위에 자리했던 장수화는 이보미(22ㆍ하이마트)를 1타 차이로 제쳤다. 생애 첫 우승을 메이저 타이틀로 장식한 그는 1억2,000만원의 우승상금을 받아 상금랭킹 31위에서 10위 언저리(1억8,367만원)까지 껑충 뛰어올랐다.
‘단타자’ 장수화의 우승은 난코스에서 더욱 빛났다. 장수화는 이 대회 전까지 드라이버 샷 평균거리 230.99야드로 95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지키는 골프’로 장타자들을 따돌릴 수 있었다. 동반자보다 30야드 가량 뒤에서 두번째 샷을 해야 했지만 그린을 잘 지켰고 그린을 놓친 홀에서는 정교한 쇼트게임으로 파 세이브를 해냈다.
1번홀(파4)에서 4m 버디 퍼트를 떨구며 산뜻하게 출발한 장수화는 2번홀(파3)에서 티샷을 러프로 보냈지만 세컨드 샷을 1.5m에 붙여 파를 지켜냈다. 9번홀(파4) 파 세이브는 이보미와 팽팽하던 기 싸움의 고비에서 이겨낼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두번째 샷이 그린을 넘어가 내리막 러프에서 어려운 어프로치 샷을 해야 했고 3m 남짓한 파 퍼트를 성공시켰다. 1타 차 불안한 리드를 지킨 마지막 홀(파5)에서 12m 가량의 만만치 않은 거리를 남겼으나 첫번째 퍼트를 홀 50cm에 바짝 붙인 뒤 ‘챔피언 퍼트’를 가볍게 집어넣었다.
시즌 3승에 도전했던 이보미는 연장전을 기대했지만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이보미는 공동 선두를 달렸던 12번홀(파4)에서 나온 결정적인 더블보기에 고개를 떨궜다. 드라이버 샷을 오른쪽 러프로 보냈고 그린 앞 러프에서 친 세번째 샷도 짧았으며 5m 거리에서 3퍼트까지 보태고 말았다.
3위(이븐파)로 대회를 마친 양수진은 4,800만원의 상금을 받아 랭킹 1위 자리를 지켰다. 상금랭킹 2위 안신애(21ㆍ비씨카드)는 공동 15위(7오버파), 박세리(34)는 7위(4오버파)로 마감했다. @s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