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민간연구소 “적자재정도 각오해야”

국내외 전망기관들은 올 하반기 경제회복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연간 4%이상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 정부가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을 동원해야 한다는 점을 이미 수 차례 강조해왔다. 정부가 뒤늦게 지표로 나타난 심각성을 확인하고 나서야 추경예산 확대, 자동차 특소세율 인하 등을 잇따라 검토하기 시작했지만 아직 1차 추경예산도 국회에 묶여있는 상태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가 아니면 경기 진작책이 힘을 발휘하긴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민간연구소들, 성장률 추락 심각한 상태=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3일 “5월까지만 해도 경제성장률 4% 달성이 가능하다고 봤다”며 “최근 1개월 새 상황이 더 나빠져 4% 달성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제성장률이 4%에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은 지난 달부터 전망기관들을 통해 집중적으로 예고돼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달 12일 우리나라의 연간 경제성장률을 2.9%로 예상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역시 26일 2분기 경제성장률이 1% 내외로 떨어지면서 연간 경제성장률은 3.0%에 머물 것이라며 경기둔화세가 심각해지고 있음을 우려했다. LG경제연구원도 하반기 내수부진이 계속되면서 수출까지 둔화돼 연간 경제성장률이 3.3%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에서도 경기 하향조정이 잇따랐다. 홍콩상하이은행(HSBC)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4%에서 1.9%로 대폭 낮췄다. 이에 앞서 시티글로벌 마켓은 4.1%를 2.2%로 낮췄고 크레디트스위스퍼스트보스톤 역시 3.1%에서 2.9%로 내렸다. 국내외 전망기관들은 상반기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위축된 가운데 하반기 경기회복이 쉽지 않은 만큼 정부의 탄탄한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은 셈이다. ◇경기부양책 동원해도 이젠 `효과 미지수`=경제전문가들은 정부가 뒤늦게라도 경기의 심각성을 깨닫고 경기부양에 나서는 것을 환영하면서도 그 효과에 대한 평가는 아직 유보했다. 1차 추경도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에다가 정부의 의지가 강하더라도 정치나 노사문제가 어수선한 상황에서 부양책이 제대로 먹힐 지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냉각되고 있는 경기도 부담이다. 전문가들은 수출 전망을 낙관할 수 없는 만큼 소비, 투자 등 내수하락 속도를 연착륙할 수 있는 방법을 총동원해야 할 것으로 주장했다. 또 하반기 대기업 투자를 유도해야 중소기업도 경기회복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며 투자를 막고 있는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하고 법인세율 인하, 임시투자세액공제 상시제도화 등 기업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전무는 “단기부동화 자금을 방치해선 경기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적극적인 적자재정을 감수하고서라도 국채를 발행해서 금리를 정상화 시키고 자금 선순환을 기업자금으로 연결하는 적극적인 정부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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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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