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업 따내기 치열한 각축전
"재계판도 바꿀 황금알 잡아라" 열기
작게는 해당 산업, 넓게는 재계의 판도까지 바꿀 수 있는 대형사업을 향한 재계의 각축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와 함께 동기식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 홈쇼핑 등 대형사업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통신시장 지각변동
1ㆍ4분기 중 엄청난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우선 정부는 다음달초 5,097만주(14.7%)의 한국통신 주식을 매각한다. 이어 동기식 IMT-2000 사업자도 3월중 결정될 전망이다. 어떤 기업이 이를 확보하느냐에 따라 국내 통신업계의 구도는 크게 달라진다.
오는 2월 6,7일 이틀간 경쟁입찰 방식을 통해 매각되는 한통주식에는 개인도 참여할 수 있다. 하지만 1인당 신청한도가 최저 1,000주, 최고 1,734만주(5%)로 정해져 개인들의 참여는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 한통주식 종가는 7만6,400원에 달해 1,000주를 청약하는데 8,000만원 내외의 자금이 소요되기 때문. 이에 따라 삼성, LG, SK, 포철 등 대기업들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겉으로는 이들도 입찰에 부정적이다. 동일인 지분한도가 15%에 그쳐 5%를 매입한다해도 경영권 확보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 하지만 통신장비를 삼성전자는 한통과의 제휴를 강화하기 위해 입찰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삼성의 '선택'은 경쟁관계의 다른 기업들을 고무시킬 것으로 보인다.
올해 역점사업으로 '정보통신'을 정하고, 이 분야에 수천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포철도 다른 기업들의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한편 정통부는 오는 22일 동기식 IMT-2000 사업자 육성 및 선정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이에대한 업계의 경쟁도 주목된다.
◇공기업 잡기
최근 정부가 발표한 민영화 대상 가운데 재계가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 는 한전, 한국가스공사, 지역난방공사 등 에너지 관련 분야다.
LG그룹과 포항제철 등 에너지사업을 '미래사업'으로 내건 곳에서는 민영화 참여를 공식화하고 있는 상태. LG는 "정부에서 추진할 한전, 가스공사 등의 민영화계획에 적극 참여한다는게 기본방침"이라고 밝혔다.
LG의 한 관계자는 "한국전력의 안양, 부천 열병합 발전소를 비롯 서울, 경북, 경남, 호남지역 도시가스 업체를 잇따라 인수하고 있다"며 "오는 3월 민자발전소인 50만KW급 LNG복합화력발전소를 완공하는 등 토탈에너지 업체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철도 에너지를 미래사업으로 선정하고, 한전 민영화등에 발맞춰 에너지 사업 분야의 진출을 가속화한다. 현재 광양 및 포항에 천연액화가스(LNG) 발전소 2기를 보유하고 있는 포철은 앞으로 광양 지역에 LNG 발전소 2기와 LNG 저장기지를 2기를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TV홈쇼핑
롯데, 현대, 신세계백화점 등 유통 대기업들과 삼성물산, 금호, 코오롱, 한솔CSN 등 10여개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 한판 승부에 나섰다.
TV홈쇼핑 산업은 지난해 불황속에서도 1조2,0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했고 2003년 3조원, 2005년에는 7조원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황금알을 낳는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지방 6개 백화점과 '연합 홈쇼핑'을 발족시켰고, 삼성물산은 농수산 채널의 성격을 부각시키면서 '하나로 쇼핑넷' 컨소시엄을 주도하고 있다.
한솔CSN은 벤처기업을 포함한 60개 업체와 연합해 '한솔 홈쇼핑TV (가칭)', 롯데백화점은 계열사와 10여개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있다. 신세계 백화점도 이마트 협력업체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여기에 금호, 코오롱 등 대기업들도 TV홈쇼핑 진출에 강한 의욕을 보이면서 컨소시엄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사업은 지난 18일 열린 홈쇼핑 채널 정책방안 공청회에서는 중소기업에 우선권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이 제기돼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밖에 또하나의 관심기업이 대한생명. 이 회사의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이는 곳은 한화다. 한화는 이를 올해 최대 역점사업으로 정하고 매각방침이 확정되기 만 기다리고 있다.
한화는 계열사 회사채 발행과 일부 방산부문 매각을 통해 수천억원의 자금을 이미 마련해 놓고 외국 합작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다. 한화는 대한생명 인수로 보험분야에도 진출, 증권ㆍ투신 등과 함께 금융부문을 주력의 주력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SK, 동양 등도 이에 관시을 갖고 있는데 인수전이 시작될 경우 더 많은 기업들의 참여가 예상된다.
강창현기자
정문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