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최고기술이라더니 부실鐵" 비판 쏟아져

中 고속철 추돌 사고… 최소 240여명 사상<br>입찰부정 의혹에 졸속공사 논란… 사고 잇달아 '고속철 신화' 흔들<br>후진타오 정부에 치명타 가능성


중국이 세계 최고기술이라며 자랑했던 고속철이 잇단 사고와 고장을 일으켜 '고속철 강국'의 신화가 흔들리고 있다. 특히 고속철 건설과정에서 부실입찰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다 졸속공사 논란까지 불거져 중국 특유의 고속성장정책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23일 중국 동부 연안의 저장성 성도인 항저우에서 남부의 푸젠성 푸저우로 향하던 둥처(動車)는 벼락을 맞아 운행이 정지됐지만 뒤따라 오던 베이징~푸저우 둥처가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뒤에서 들이받아 최소 35명이 사망하고 21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둥처는 시속 200㎞ 안팎으로 달리는 고속철로 시속 300㎞ 속도를 내는 첨단 고속철의 전 단계다. 추돌 열차인 D3115호와 D301호에는 모두 1,400여명이 탑승한데다 벼락에 따른 전력 중단으로 고가에 정지해 있던 D3115호의 네 량 객차가 20m 아래의 지면으로 추락해 사상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피해 구조에 모든 노력을 다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저장성ㆍ원저우시의 인민군과 공안, 위생 관계자들까지 현장으로 출동해 구조작업을 진행했다. 이에 앞서 7월1일 공산당 창당 90주년에 맞춰 개통한 세계 최장 고속철인 베이징~상하이 구간 차량은 한 달도 채 안돼 수십 차례나 철로 중간에 멈춰서는 등 잦은 고장으로 탑승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중국인들은 잇따른 고속철 사고를 접하고 아연실색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세계 최고기술과 안전을 자랑하던 고속철이 실상은 부실철인 것으로 드러났다" "수십조원을 고속철 건설에 쏟아붓고도 이것밖에 안되냐"는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이번 원저우 참사는 후 주석이 이끄는 중국 정부의 권위와 도덕성에 치명타를 남길 것으로 보인다. 후 주석은 고속철을 첨단기술 강국 도약의 상징물로 내세워 모든 차량에 '허셰(和諧ㆍ조화)'를 새겨넣도록 지시했다. 고속 성장도 중요하지만 소득 재분배, 복지혜택 강화 등 균등 성장이 중요하다는 후 주석의 의지가 강하게 담겨 있는 글귀다. 하지만 올 들어 류즈쥔 철도부장이 수뢰 혐의로 구속되면서 고속철 건설과정의 부실 입찰 비리가 속속 드러나고 있는데다 부품의 안전성과 기술력에 대한 심각한 의문까지 제기되고 있어 고속철 사업의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국 당국은 2008년부터 베이징~톈진 구간을 시작으로 상하이~난징 등 전국에 21개 노선을 건설해 운행 중이다. 중국은 수백조원을 투자해 현재 7,500㎞인 고속철 운행 거리를 2020년까지 1만6,000㎞로 늘린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웠지만 이 같은 목표도 전면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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