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A(H1N1ㆍ신종플루) 치료시 기존의 타미플루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항체치료제가 국내 병원과 바이오벤처의 주도로 개발된다.
세브란스병원과 셀트리온은 신종플루 항체 치료제 개발을 위한 포괄적 공동 연구 협약서를 교환했다고 16일 밝혔다. 항체치료제란 체내에 침입한 바이러스와 맞서 싸우는 우리 몸의 면역단백질(항체)을 분리해 만드는 것으로 부작용이 적고 타미플루와 같은 화학합성약품에 비해 개발 기간과 투자비가 적게 든다.
이들 두 기관은 신종플루를 앓은 사람의 혈액에서 면역력을 가진 항체를 분리해 외부 공정을 거친 다음 신종플루 감염자에게 투여해 증상을 치료하는 임상시험을 실시할 예정이다.
회복기 환자의 혈액에는 신종플루에 대항해 우리 몸이 생산한 150여개의 항체가 있는데 이 가운데 특히 힘이 센 항체를 선별해 치료제로 개발하게 된다. 양측은 이르면 오는 2010년 하반기에 신종플루 항체치료제를 출시한다는 목표이다.
신종플루 회복기 환자에게서 혈액을 채취하는 작업은 세브란스병원이 맡기로 했으며 좋은 항체를 선별하는 스크리닝 작업은 서울대의대와 일본의 '에스씨 월드(SC World)'에서 공동으로 담당한다.
이렇게 해서 얻어진 항체에 대한 바이러스 중화능력(독성을 약화시키는 것) 검사는 미국 질병통제센터(CDC)에서 이뤄지며 셀트리온은 올해 안에 이를 바탕으로 동물 전임상시험을 완료할 계획이다.
세브란스병원과 셀트리온은 1차로 신종플루 항체를 발굴해 임상연구를 수행한 뒤 2차 과제로 변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한 멀티항체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항체치료제는 기존 항바이러스제 투약 시기(증상 발현 후 48시간 이내)를 놓쳤거나 내성이 생긴 사람, 예방 백신 접종 이후 감염된 사람에도 쓸 수 있어 새로운 신종플루 치료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새로 개발되는 항체치료는 타미플루에 내성을 보이는 변종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으며 예방적 사용도 고려될 수 있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모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멀티항체치료제 개발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