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특파원 칼럼] 미국 도시들의 해외기업 유치

미국 주요 도시들이 해외기업 유치에 팔을 걷어부치고 있다. 연방정부가 안고 있는 사상 최대의 예산적자로는 개별 도시에 대한 재정지원을 기대할 수 없는데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해외기업 유치가 도시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세계 제조기업의 ‘블랙홀’로 통하는 중국은 해외기업을 끌어들이기 위해 세제지원과 저렴한 토지제공, 풍부한 노동력 등을 앞세우고 있지만 미국 도시들은 토지와 세제혜택보다는 첨단기업 인프라를 무기로 삼고 있다. 특히 이들 도시는 세계 여타 지역과의 차별성을 강조하며 외자유치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해외 특파원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국방과 항공산업으로 유명한 피닉스, 생명공학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새크라멘토, 뛰어난 나노기술을 자랑하는 노스다코타, 우주항공 기술의 헌츠빌, 줄기세포 연구의 위스콘신, 산학협력으로 유명한 노스캐롤라이나의 리서치 트라이앵글 파크 등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이들 도시는 뉴욕과 워싱턴,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 주요 지역에 파견돼 있는 해외 특파원들을 대상으로 도시 설명회를 1년에 2~3차례 실시한다. 지역 상공회의소와 기업체, 호텔, 레스토랑 등과 연대해 왕복 항공권과 식비 등을 부담하지만 세계 유력 일간지를 통해 소개되는 개별도시 홍보효과는 결코 밑지는 장사가 아니라는 인식이 밑바닥에 깔려 있다. 최근 들어 이들 도시는 빠른 경제성장을 보이고 있는 중국과 일본, 한국 등 아시아 특파원들을 주로 섭외하고 있다. 중국의 신화통신ㆍCCTV, 일본의 니혼게이자이ㆍ마이니치신문 등이 대표적이다. ‘해외언론을 통한 도시 알리기’가 그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는 반증이다. 한국 지방자치단체들도 외자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뉴욕 맨해튼만 하더라도 전남ㆍ경기ㆍ인천ㆍ충남 무역사무소가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고 개별 단체장들도 매년 뉴욕을 방문해 경제설명회를 여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이처럼 해외에 직접 나가 투자자들을 만나고 투자유치 활동을 전개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한 일이지만 해외 언론을 활용해 지방자치단체의 이미지와 기업활동을 간접적으로 알리는 것은 어떨까. 지난해 캘리포니아주 어바인과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트라이앵글 파크 지역을 방문하고 기사화한 뒤 한국 기업과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지역탐방을 한번 하고 싶은데 연락처를 줄 수 없느냐는 전화를 많이 받은 기억이 있다. 한국 지방자치단체들도 한국 주재 해외 특파원들을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해봄 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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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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