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일과 기본

필자가 몸담고 있는 생명보험 업계는 우리나라 경제 발전과 맥을 같이하며 지난 수십년간 성장을 거듭해온 산업 분야다. 매년 세계의 보험시장을 조사ㆍ분석하는 스위스재보험(Swiss Reinsurance)이 발행하는 잡지 시그마(Sigma)에 한국이 세계 7위의 보험 강대국 위치를 점한 지도 벌써 오래됐다. 우리나라 생명보험 역사를 일군 핵심 중의 핵심을 꼽으라면 단연 영업 최일선의 ‘보험설계사’라는 데는 누구라도 이견을 붙이지 못한다. 사람이 죽어야만 돈을 준다 하여 문전박대를 면치 못했던 지난 60~70년대부터 고객맞춤재정설계 전문가로 자리 잡은 근래에 이르기까지 이분들의 신발이 닳고 땀을 쏟은 만큼 우리 생보산업은 국민 생활의 울타리이자 방패로서 기능해올 수 있었다. 보험 영업에서 탁월함을 보이는 분들에게서는 예외 없이 발견할 수 있는 공통된 노하우가 있다. 뛰어난 화법도, 화려한 인맥도 아닌 바로 ‘기본을 지킨다’는 단순한 명제다. 기본이란 회사나 지점이 결정한 방침에 따라 하루 일정 횟수의 고객을 방문하고 전화방문과 설계서 작성, 사후 서비스 등을 준수하는 표준 활동을 말한다. 이러한 기본 활동을 통해 보험설계사들은 고객의 신뢰를 얻게 되고 보장도 전달하면서 영업의 든든한 주춧돌로 삼는다. 나아가 자신만의 특화된 마켓을 형성하거나 정상에 오르는 것 모두 기본 활동을 통해 얻게 되는 전리품인 것이다. 기본 활동에는 반드시 목표가 전제돼 있음도 놓쳐서는 안 된다. 하루 목표, 일주일, 또 한달 목표와 같이 구체적인 목표하에서의 기본 활동이라야만 성과를 평가하고 무리 없는 차기 목표도 설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보험 영업이 대단히 체계적이고 현장 감각이 살아 있는 ‘영업 중의 영업’임을 방증하는 말이기도 하다. 경쟁이 도처에 뻗쳐 있는 사회에서 앞서가기란 녹록지 않다. 매양 앞설 수만도 없다. 성취감으로 기쁨을 맛볼 때나 뒤로 처져 어깨가 굽어들 때일수록 이와 같은 설계사들의 기본 지키기는 벤치마킹해볼 가치가 충분히 있다. 기본 지키기란 단순히 과거로 돌아감이 아니다. 편법이나 급행의 무리를 버리고 일과 업(業)의 본질을 추구하는 노력이다. 어제오늘이 다르게 급변하는 환경에서 그저 과거의 행태만을 답습하면서 일하고 있다면 자신의 기본 지키기가 무엇인지 통렬하게 반성해볼 일이다. 일이 꼬여 진척이 안 되거나 열심히 일했는데도 응당한 결과를 내지 못한다면 역시 기본을 짚어가면서 해결점을 찾을 일이다. 반복되는 업무에다 매번 같은 제품을 팔고 있더라도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 차근차근 따르는 기본 활동이야말로 우리의 크고 작은 꿈을 실현시키는 동력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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