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성장률이 둔화됨에 따라 은행권이 지속적인 경영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새로운 수익모델 개발이 절실한 것으로 지적됐다.
금융연구원은 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동향 세미나’를 통해 지난 2000년 이후 국내 금융시장의 규모는 52% 가량 성장했지만 성장률은 크게 둔화되고 있으며, 특히 예금 및 대출시장이 포화상태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이지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예대시장ㆍ자본시장ㆍ보험시장 및 자금시장 등 전체 금융시장의 규모는 커졌지만 성장률은 크게 둔화되고 있다”며 “저금리 기조에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지속되며 시중 자금은 은행이나 증권사 보다 신용협동조합ㆍ상호저축은행ㆍ자산운용사ㆍ생보사로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보험시장의 성장률은 예금 및 대출시장 등 전체 금융시장의 성장률이 큰 폭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지난 2000년 보다 16%가 증가했다.
이 연구위원은 “특히 예대시장이 포화 상태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는 수출 증가율 감소로 인한 외화예금 수신 둔화와 수신금리 차이로 인한 수신감소로 은행권의 수신규모는 소폭 증가하는데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김우진 연구위원은 “거시경제가 호전되지 않는 상황에서 은행들은 공격적인 경영을 자제하고 리스크 관리에 주력한 결과, 평균 이상의 경영성과를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며 “그러나 은행권이 대출 자산 증가 등에 따른 수익 증대효과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여 신규 수입원을 발굴해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가계 및 기업의 자산관리, 비이자 수익 및 수수료 업무 비중을 높일 수 있도록 빠른 시일 내에 기능을 전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연구원은 내년도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올해보다 0.5%포인트 낮은 4.6%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종규 연구위원은 “내년에는 수출이 둔화돼 수출 기여도는 떨어지겠지만 내수가 증가세로 전환돼 내수 기여도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초에는 3%대 성장률에 머물겠지만 전체적으로 4.6%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연구원의 이 같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지금까지 국내 연구 기관들이 밝힌 것 중 가장 높다.
그 동안 발표된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국회예산정책처와 현대경제연구원이 4.5%,한국경제연구원 4.4%, LG경제연구원 4.1%, 삼성경제연구소 3.7%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