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여고생이 뇌성마비 어린이 재활서적 번역출간

영신여고 3년 이주희양

대입준비에 바쁜 고3 여고생이 뇌성마비 어린이들의 재활을 돕는 외국서적을 번역해 자비를 들여 발간했다. 6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영신여고(노원구 중계본동) 3학년 이주희 학생은 최근 1년 동안 미국 재활의학자인 버니스 러더퍼드의 ‘그들에게 말할 기회를(Give them a chance to talk)’이라는 책을 틈틈이 번역해 ‘우리도 말을 잘할 수 있어요’란 제목으로 출간했다. 뇌성마비 재활치료 전문가가 아닌 이양이 책을 발간하게 된 계기는 지난 2003년 대입 수능 준비를 하던 이양의 친오빠 때문. 당시 오빠는 고3임에도 불구하고 같은 고3 뇌성마비 학생을 1년반 정도 무료 특별과외를 했다. 옆에서 오빠의 선행을 지켜보던 이양은 오빠의 ‘제자’가 뇌성마비 문제로 대입의 벽을 넘지 못하게 되자 이에 자극을 받아 뇌성마비 어린이를 위한 일에 직접 뛰어들게 됐다. 이양은 재활의학과 전문의 의사인 이모를 찾아가 뇌성마비 어린이에게 말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봉사활동부터 시작했다. 이런 와중에 뇌성마비 언어 훈련을 위한 국내 서적이 많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외국서적을 번역해 책을 내기로 결심했다. 다행히 이양은 영어 경시대회에 입상 경력이 있는데다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뇌성마비 어린이의 언어재활을 돕는 자원봉사 활동의 경험이 있어서 장애아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결국 이양은 남의 도움을 청하지 않고 어릴 때부터 모아 온 세뱃돈과 용돈 400만원을 모아 책을 내게 됐다.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할 계획을 갖고 있는 이양은 책 전량을 뇌성마비 어린이들에게 무료로 배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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