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는 미니스커트가 뜬다는 속설이 올해에는 들어맞지 않아 눈길을 끈다.
올해는 미니스커트 대신 ‘복고풍’과 ‘스포티즘’이 부상하며 무릎 길이 정도의 치마와 핫팬츠가 ‘대박’ 상품으로 떠올랐다. 이는 지난해 경기 불황과 맞물려 미니스커트가 큰 인기를 끌었던 점과 대비되는 결과다.
올해 미니스커트가 주춤하게 된 요인으로 업계는 우선 복고풍 의상의 인기를 꼽는다. 일명 ‘오드리 헵번 룩‘이라 불리는 50년대 경향이 전면에 등장하면서 정숙하고 차분한 이미지의 옷들이 20대 중ㆍ후반 이상 여성의 ‘여심’을 자극하게 된 것. 이에 따라 부드러운 소재에 화려한 프린트가 들어간 플레어 스커트 등이 인기를 모았고 치마도 다소 길어졌다.
숙녀복 제조사 신원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미니스커트가 매출 증대에 크게 기여했을 만큼 인기를 끌었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며 “ 치마 길이가 무릎 선을 약간 덮을 정도로 길어졌고 미니스커트는 구색을 맞춰 생산하고 있지만 큰 호응을 얻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미니스커트 약세’의 다른 원인은 이른바 ‘실용주의 룩’의 강세와도 연관이 있다. 유행에 민감한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세대에 몇 년 새 ‘스포티즘’이 크게 부상하면서 미니스커트 대신 핫팬츠를 선택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한 담당 바이어는 “‘18~22’ 세대에 노출 패션이 유행하며 상하의를 막론하고 더욱 짧아지고 과감해진 게 올해 특징”이라며 “면, 청 소재 미니스커트도 출시돼 있지만 치마보다 아무래도 더 편한 핫 팬츠로 소비자들이 이동하는 경향”이라고 설명했다.
권구찬기자 chans@sed.co.kr
김희원기자 heew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