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뮤지컬 '프로듀서스' 국내무대 첫선

브로드웨이 제작자 사기행각 그린 2001년 토니상 12개부문 수상작품<br>내달 13일부터 해오름 극장



“망해야 산다.” 손만 대면 실패하는 브로드웨이 프로듀서 맥스는 어느날 공연이 실패하면 오히려 제작자는 돈을 벌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흥행에 성공하면 투자자들에게 이윤을 돌려주어야 하지만 실패하면 아무런 책임이 없기 때문이다. 맥스는 회계사 레오와 힘을 합쳐 실패할 수 있는 공연을 계획한다. 가장 형편없는 대본과 보잘 것 없는 연출가를 섭외하고 매력 없는 배우까지 동원해 첫날 망하게 한다는 전략이다. 네오 나치 뮤지컬을 표방하고 나선 엉터리 작품 ‘히틀러의 봄날’ 은 이렇게 무대에 오른다. 하지만 이게 웬일인가. ‘히틀러에 대한 완벽한 재해석’, ‘풍자물의 극치’ 등 작품은 막이 오르자 비평가들의 엄청난 호평을 받게 된다. “도대체 뭘 잘못해서 성공한 거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자 두 사람은 아연실색한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제작자의 기상천외한 사기행각을 그린 코미디 뮤지컬 ‘프로듀서스’가 국내 초연한다. 작품은 패러디 영화의 거장 ‘멜 브룩스’ 감독이 68년 자신이 만들었던 같은 제목의 영화를 뮤지컬로 각색해 2001년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렸다. 공연이 시작된 그 해 토니상에서 12개 부문을 수상해 브로드웨이 역사상 최다 수상을 기록할 정도로 대박을 터트렸다. 프로듀서스는 전통적인 코미디 양식으로 극본과 연출의 높은 완성도, 웃음을 더욱 절묘하게 만드는 안무와 의상 등 각 요소들이 어우러져 객석에서는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작품은 게이ㆍ인종ㆍ정치 등 브로드웨이에서는 흥행을 넘볼 수 없다는 불문율 같던 소재들을 모두 담고 있지만 그것이 바로 발상의 전환이다. 나치의 추종자로 연락용 비둘기를 사육하는 엉뚱한 극작가, 섬세하고 신경질적인 게이 연출가와 그의 애인, 귀여운 할머니 투자자 등 등장 인물들은 모두 우스꽝스럽기만 하지만 연기의 진지함 때문에 터져 나오는 웃음이 작품의 묘미다. 이번 공연에서는 무대와 TV에서 낯익은 배우 송용태(맥스)와 김다현(레오)이 호흡을 맞추고 백치미 흐르는 맥스의 비서로 등장해 공연에 활기를 불어넣을 글래머 미녀 ‘울라’역에는 최정원과 진수현이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송용태 씨는 “엎어지고 넘어지면서 관객들을 웃기는 코미디가 아니라 배역자체가 코미디”라며 “뮤지컬은 제법 했다고 생각했는데 하이 코미디는 처음 접해봐서 쉽지 않다. 어떻게 하면 철저하게 망가질 수 있을지를 고민하면 잠이 오지 않을 정도”라고 말했다. 2006년 1월 13일부터 2월 14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02)501-7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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