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법조계 '글로벌 열풍'

영어는 기본, 중국어·아랍어까지…<br>점심시간 이용 '도시락 어학교육'에<br>러·中등 외국법·금융기업 과외 수업<br>사법연수원도 이슬람법 등 현장학습


법조계에 글로벌 열풍이 거세다. 영어는 기본이 된지 오래고 중국어와 일본어, 심지어 아랍어까지 도전하는 변호사들이 늘고 있다. 법률시장이 개방됨에 따라 글로벌 경쟁력은 이제 변호사들이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 됐기 때문이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법인(유) 태평양의 변호사들은 틈틈이 고3을 방불케 할 정도로 빡빡한 ‘과외수업’을 받느라 바쁘다. 소송을 담당하면서 러시아ㆍ중국 등 외국 법 교육에다 최신 해외 금융기법ㆍ이론 등 분야별 최신 동향에 대한 과외수업을 받아야 하는 변호사들은 새벽 귀가하기 일쑤고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한 상황이다. 법무법인 세종 역시 매월 둘째ㆍ넷째 목요일마다 ‘도시락 어학교육’을 실시한다. 도시락으로 점심을 때우면서 중국어ㆍ중국법 등에 대한 강의를 듣는 것. 강의ㆍ질문 등이 모두 중국어로 진행되지만 중국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점점 참여 변호사들이 늘고 있다. 법무법인 화우도 외부 어학 강의를 듣는 변호사들에게 비용을 지원하며 과외공부를 독려하고 있다. 변호사들의 글로벌 열풍은 사법연수원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예비 법조인인 사법연수생들은 입원과 함께 치열한 경쟁에 휩싸이고 있다. 내부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 지 일부 사법연수생들 사이에서는 사법연수원이 3호선 마두역 근처에 위치해 있다고 해서 ‘마두고(高)’로 불릴 정도다. 이 가운데서도 연수원 2년차(38기)를 중심으로 활동 중인 중국법ㆍ이슬람법학회 등은 열기가 치열하기로 소문이 나 있다. 이슬람법학회의 경우 문화ㆍ언어가 생소하고 관련 국내 전문가도 많지 않아 애를 먹고 있지만 대사관ㆍ문화원 등을 직접 찾아 다니거나 이슬람 사원에서 종교 지도자 등을 만나 현장학습을 하는 등 악조건 속에서 공부하고 있다. 이슬람학회 지도교수인 윤병철 교수는 “국내 기업의 이슬람 국가 진출이 늘어나고 있어 국내 로펌의 동반진출이 예상된다. 가까운 시기에 이슬람법의 중요성도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도 개인 변호사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두 팔을 걷고 나섰다. 우선 올 하반기 중 외국어연수원을 신설, 로펌 변호사 뿐만 아니라 개업변호사에 개방할 방침이다. 서울지방변호사회 한 관계자는 “외국어에 대한 변호사들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3개월 과정의 영어ㆍ일본어ㆍ중국어 과정을 개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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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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