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의사 가운도 이제는 '패션'

세브란스병원 양복 스타일로… 의료계 '패션 마케팅' 확산

하얀 가운, 파란 수술복으로 대표되는 의료계의 '드레스 코드'가 바뀌고 있다. 1일 의료계에 따르면 그동안 주로 개인병원을 중심으로 진행돼 왔던 의사들의 '패션 마케팅'이 최근에는 대형 종합병원과 제약사, 각종 대국민 의료캠페인 등 의료·제약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는 의료계가 권위를 버리고 세련된 복장을 통해 고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의도 때문으로 분석된다. 연세대의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의료진들은 새 병원을 신축하면서 그동안 착용해왔던 긴 의사가운을 과감히 벗고 조금은 색다른 '양복형 가운'으로 갈아 입었다. 종전에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긴 가운과 달리 길이를 40㎝ 가량 정도 짧게 했고 세련된 디자인을 가미돼 멋스러운 느낌을 줬다. 이 때문에 환자들로부터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같은 패션 마케팅은 단순한 복장변화에 그치지 않고 의료단체들이 펼치는 대국민 인식 극복 캠페인의 주요한 홍보 수단이 되기도 한다. 강남에 국내 최대 규모의 새 병원을 짓고 있는 가톨릭의료원도 최근 보직자 회의를 통해 의사 가운을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의료원은 구매 담당부서에 전담팀을 구성, 의료진을 대상으로 의견을수렴하는 등 분석작업에 들어갔다. 보수적 성격이 강한 가톨릭의료원이 의사들의 복장을 바꿀 경우 상당한 파급이 예상된다. 한국여자의사회는 최근 창립 50주년을 맞아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자선 패션쇼를열었다. 입양 문화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자는 뜻에서 30대부터 80대까지, 전공의,대학 총장, 교수, 병원장 등 여의사 50여명이 모델로 나서 언론의 많은 관심을 끌었다. 매년 9월 '전립선암 예방-블루리본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대한비뇨기과학회도캠페인 기간에 전국의 모든 비뇨기과 의사들이 블루리본으로 디자인된 넥타이를 매고 진료하는 이색행사를 벌여 주목을 받았다. 또 대한뇌혈관외과학회는 지난달 19일 뇌혈관질환 예방 캠페인을 벌이면서 동맥과정맥을 상징하는 파란색, 빨간색의 '뇌졸중 예방모자'를 무료로 나눠주는 행사를개최하기도 했다. 제약사들 역시 패션 마케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다국적제약사 한국릴리는 자사의 발기부전 치료제 '시알리스'가 노랑이라는 점에 착안, 각종 회의나 미팅 등의 행사 때 노란색 넥타이와 와이셔츠를 착용하고 다닌다. 정신분열증 치료제 '자이프렉사'와 인슐린 제제인 '휴마로그 믹스 25' 영업사원들의 경우도 제품색과 같은 와이셔츠, 넥타이를 착용하고 제품명, 회사명을 인쇄한 복장을 한 채 영업활동을 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의료업계의 한 관계자는 "세련된 복장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첫인상을 좌우하는 중요 역할을 하는데다, 화려한 색을 사용하면 강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어 널리 활용되는 것 같다"면서 "특히 그동안 일반인들과 괴리된 이미지가 고착화됐던 의료계에 패션 마케팅이 도입되면서 호응도 남다른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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