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태극기 휘날리며
신경식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 사무처장
신경식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 사무처장
지난 70~80년대 국내 건설 기능인력들은 중동 열사의 땅에서 피와 땀을 흘리면서 국가 경제발전의 주역을 담당했다. 이 같은 건설 기능인들의 자긍심은 언제부터인가 3D 업종에서 일하고 있다는 자조적 열등감으로 바뀌어가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지난 50여년 동안 국내 건설산업의 외형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지만 건설산업의 근간이 되는 건설 기능인력의 양성과 복지수준 향상은 등한시돼왔다. 건설업계는 취업기피에 따른 숙련공의 고갈 및 급속한 노령화 등으로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이 같은 어려움은 “건설현장에서 일을 배우기 시작할 때도 막내였는데 40대를 넘은 지금도 막내”라고 푸념하는 한 기능공의 말에서도 나타난다. 국내 건설현장은 불법체류 외국인으로 채워지며 외국인 밑에서 국내 건설인력들이 일을 배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건설 기능인력의 부족은 건설산업의 생산기반을 위협하는 사안으로 근본적으로 대처하지 못한다면 심각한 국면을 맞게 될 것은 명약관화하다. 또한 건설 기능인력 부족으로 초래되는 공기 지연, 임금상승 및 생산성 저하는 건설업계와 발주자에게는 물론 궁극적으로는 국민경제에 그 부담이 전가될 수밖에 없다.
지금이라도 건설업계와 정부는 건설기능인들이 가슴속에 다시 한번 태극기를 휘날릴 수 있도록 열악한 근무여건의 획기적인 개선과 함께 젊은 기능인들의 사기를 진작시켜야 한다. 양질의 건설제품은 양질의 노동력으로부터 나온다. 대책도 없이 불법체류 외국인과 고령화된 인력으로만 국내 건설현장을 이끌어갈 수는 없다.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는 올해로 12회째를 맞는 건설기능경기대회를 오는 14일 개최한다. 기능인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기능인력 양성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고취시키는 한마당 잔치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 대회가 그동안 건설현장의 최일선에서 묵묵히 ‘건설 한국’을 지켜온 건설 기능인들의 축제의 장이 되도록 국민들의 많은 성원과 격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입력시간 : 2004-05-11 15: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