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과 조화 추구 '공공미술 프로젝트' 활발<br>올 문화부 예산 확대이어 서울시도 시범사업
| 아트인시티-낙산프로젝트 중 설총식의 '자리만들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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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트인시티-수정동 프로젝트 중 안제국의 '희망, 꿈의 정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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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 장식을 위해 일방적으로 설치됐던 미술품이 ‘공공을 위한’ 예술로 개념을 확대하고 있다. 건축주가 일방적으로 미술작품을 설치했던 과거와 달리 시민과 교감하고 도시의 정체성에 어울리는 작품을 선정해 ‘생활 속의 미술’이라는 미술의 사회적 기능을 회복하는 것이 골자다.
지금까지 도심에서 볼 수 있었던 미술품은 건축 비용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미술품을 구입하도록 규정한 ‘건축물에 대한 미술장식’ 시행령에 의해 건축주가 구입, 설치한 작품이 대부분. 매년 7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작품 구입비로 사용됐지만 심의과정에서의 담합, 작품성 떨어지는 미술품 양산, 환경과 부조화로 인한 도시 경관 훼손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다.
시민들의 문화적인 욕구가 점차 높아지면서 미술과 도심공간이 조화를 이뤄 쾌적하고 아름다운 도시를 만들겠다는 프로젝트가 올 초부터 활기를 띄고 있다. 지난해 문화관광부가 시작한 공공미술 프로젝트인 ‘아트인시티’에 이어 서울시가 ‘도시 갤러리 프로젝트’의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아트인시티’는 지난해 군산 해망동, 대구 성서공단, 서울 낙산 등 전국 11개 지역에 예술작품을 설치, 소외지역의 환경을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3억원이 추가된 15억원의 예산으로 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각 지역에서 신청을 받아 사업을 진행했던 ‘아트…’가 아래로부터의 문화적인 욕구를 수용한 프로젝트라면 ‘도시…’는 서울시가 주도하는 도시 정체성 찾기를 위한 공공미술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도시…’는 올해 25억원의 예산으로 작가 공모와 기업설명회 그리고 전시회 등을 진행하면서 한국의 공공미술 모델을 만들겠다는 것이 목표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프로젝트관련 워크숍에 참가하지 않은 작가는 응모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작가와 사업단이 함께 개념을 설정하며 공감대를 이루고 공모 당선작 발표 전에 전시회를 열어 시민들과도 교류를 하겠다는 것.
프로젝트를 맡은 박삼철 연구팀장은 “보도블럭을 깔고 사소한 칸막이를 설치하는 것부터 조형물을 구입하는 모든 정부 예산을 보다 문화적인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며 “기업설명회와 작가 워크숍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갤러리 제시 가격보다는 낮지만 창작비와 재료비를 포함한 ‘작가를 위한 비용(artist fee)’을 지원해 작품 가격에 거품을 뺄 수 있으며 한편으로는 젊은 작가를 발굴하는 통로 역할도 할 것”이라며 “작가는 사회적인 존재감을 회복해 예술가의 사회적 역할을 정당하게 인정받는 기회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