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강동/천호·고덕·명일 일대 상권 급속팽창(21C 신흥상권)

◎천호지역­지하철개통 신 사거리로 중심이동/고덕·명일­빌라·아파트밀집 최대격전장 부상/인근 송파·광진·하남·구리까지 구매영향권에 속속 편입천호지구와 고덕·명일지구를 양대축으로 하는 강동상권은 성장 잠재력이 큰 상권으로 꼽힌다. 과거 서울의 동남쪽 외곽에 불과했던 강동구는 지난 88년 송파구로부터 분구된 이래 90년대 초반까지 꾸준히 인구가 유입돼 지금은 서울시 평균보다 인구밀도가 높다. 이에따라 강동상권은 강동구 전역을 1차 상권으로 하고 송파구 동남쪽과 광진구 강변로 일대 등을 2차, 인접한 구리시·하남시·광주시 등을 3차 상권으로 하는 광역상권으로 급팽창하고 있다. 이 지역 상권 내 총인구는 1백90만명 정도로 추정되며 90년대 이후 쾌적한 주거환경으로 선호도가 높은데다 하일동과 상일동, 암사동 등의 택지개발이 기대돼 꾸준히 인구가 유입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본래 강동상권의 중심지는 천호시장을 중심으로 한 천호 구사거리였다. 이곳은 광진교 남단의 천호대로 이면도로와 구천면길의 교차로를 중심으로 전형적인 주거밀집지 중심에 자리잡은 천호시장·현대프라자 등 근대화된 쇼핑센터를 따라 가구점·의류상가·혼수상가들이 밀집, 강력한 상권을 형성했다. 그러나 천호대교와 천호대로가 개통된 후 상권의 중심이 천호대교 남단에서 길동 방향으로, 천호대로를 사이에 둔 천호 신사거리 쪽으로 옮아가고 있다. 천호 신사거리는 차선이 넓어 교통사정이 매우 원활한데다 지난 92년 신세계백화점 천호점 개점, 96년 지하철 5호선 개통으로 인해 상권의 중심지로서 자리를 잡게 됐다. 더욱이 오는 8월말 신세계백화점 바로 옆에 매장면적 1만1천평 규모의 현대백화점이 개점되는데다 연말께 잠실과 암사동을 연결하는 지하철 8호선까지 개통되면 천호 신사거리가 명실상부한 상권의 중심지가 되는 상권 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92년 개점한 신세계백화점 천호점은 현대적인 쇼핑시설의 황무지나 다름없던 천호지구를 개척, 꾸준히 성장해왔다. 신세계백화점이 강동상권의 개척기를 담당했다면 현대백화점은 이 상권의 성장기를 견인한다고 볼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양 백화점 모두 상대편을 심각한 경쟁점으로 인식하기보다는 신규 구매력 창출과 집객효과를 통해 상권 자체를 확대할 수 있는 상호보완적인 관계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세계측은 최근 바로 옆건물을 사들여 생활잡화를 위주로 한 3백여평의 매장을 확보하는 한편 주차대수도 기존의 70여대에서 1백20대 규모로 늘렸으나 이같은 매장 확대는 현대와의 경쟁이라기보다는 상권 확대에 대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들 양 백화점이 적대적인 관계이건 우호적인 관계이건간에 나란히 붙어 있는 입지조건으로 인해 상권이 확대되는 것만은 분명하다.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하철 8호선 개통과 현대백화점 오픈 이후 강동상권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1백90만명 정도인 상권 내 인구가 4백만명으로 2배 이상 늘어나는 것은 물론 소비규모도 현재의 6조원 수준에서 9조원으로 50%나 증가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엄청난 성장세는 현대백화점의 고급화, 광역화 전략과도 맥을 같이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점포 컨셉트를 고품격 고급 백화점으로 정하면서 천호점도 지역적 관념을 과감히 탈피한 광역화를 지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따라 현대측은 강동구 및 롯데백화점 잠실점의 상권이라 할 수 있는 송파구 일대까지 넘보는 것은 물론 해태백화점이 지역밀착형 전략을 펴고 있는 고덕·명일지구, 나아가 하남·구리·덕소 등 인접 위성지역까지 커버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특히 현재 해태백화점이 지역백화점으로서 커버하고 있는 고덕·명일지구의 경우 현대백화점이 고급화라는 점격과 가장 근접한 상권이라는 점으로 인해 잔뜩 눈독을 들이고 있어 이 지역은 앞으로 강동상권의 최대 격전지가 될 공산이 크다. 고덕상업지구는 명일동·고덕동·상일동 아파트 밀집지구의 대규모 소비계층의 편익을 도모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개발된 상업지역인데 총 3만여세대 가운데 고급빌라, 대단위 민영 아파트 등이 많아 강동구의 노른자위로 불리고 있다. 지금까지는 지난 92년 개점한 해태백화점이 지하 식품매장을 무기로 지역밀착형 백화점으로서의 위치를 굳혀왔다. 그러나 아무래도 지역백화점이라는 특성상 중저가 위주의 상품이 많아 고급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현대백화점은 이같은 틈새를 노려 이 지역 고급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을 구상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대의 개점으로 인해 그동안 중저가 이미지를 표방해온 해태백화점도 매장면적을 넓히고 상품군을 대폭 교체하는 등 변신을 꾀하고 있어 고덕지구를 둘러싼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해태측은 현대나 신세계에 비해 하남시와 더욱 인접해 있다는 이점을 활용, 하남지역을 확실히 흡수하겠다는 방침 아래 셔틀버스 운행을 기존의 한대에서 두대로 늘리는 등 적극적인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강동상권은 이들 백화점이 상권의 주도권을 잡고 있지만 할인점도 조금씩 틈새를 비집고 들어오고 있다. 지난 95년 이랜드그룹 계열사인 한세개발이 「2001 아울렛」 천호점을 개점, 영업면적 1천7백평 규모로 운영하고 있다. 또 광진구 구의동의 대형상가인 「테크노마트 21」에는 롯데백화점이 할인점인 「L마트」를 영업면적 2천5백평 규모로 올연말께 오픈할 계획으로 알려져 이 지역 상권에서는 위협적인 신업태 매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강동지역은 앞으로도 천호 구사거리 주변의 상업지역 재건축 및 재개발이 계획 또는 추진되고 있으며 불량주택이 밀집돼 있는 천호동 일대와 암사 시영아파트 등지의 주택 재개발 사업도 추진중이어서 잠재된 구매력은 무궁무진하다. 강동상권의 잠재된 구매력이 얼마만큼 표출되느냐 여부는 현대백화점의 성패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현대백화점이 신세계백화점과 함께 예상만큼의 집객효과를 낼 수 있을지, 또 과연 광역상권을 커버해 고급화 전략에 성공할 것인지 등의 결과에 따라 강동상권의 성장세를 가늠할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이효영> ◎인터뷰/해태백화점 사업본부장 유왕재 이사/“단골확보주력 문화센터 강화” 강동상권 내에서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가장 높아 노른자위로 불리는 고덕·명일지구에 자리잡은 해태백화점은 그동안 지역밀착 백화점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그러나 오는 8월말 천호동 신사거리에 개점하는 현대백화점이 고급화를 표방하면서 해태백화점의 텃밭인 고덕지구를 집중 공략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해태백화점에 비상이 걸렸다. 해태유통 백화점 사업본부장인 유왕재 이사는 해태백화점의 수성전략을 이렇게 밝혔다. ­주변상권이 급속히 변하고 있는 강동상권의 전망은. ▲그간 고덕지구는 독립성있는 상권이었기 때문에 해태백화점은 상권변화의 무풍지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현대백화점 개점을 계기로 천호동을 중심으로 한 강동상권 자체가 확대돼 광역상권을 지향하는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의 입점으로 상권 재편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있을 텐데. ▲천호상권과 고덕상권은 교통여건이나 지형상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본다. 더욱이 현대가 개점하는 천호상권은 송파나 잠실지역으로 빠져나가는 길목이기 때문에 이미 유출될 구매력은 롯데백화점 잠실점으로 다 빠져나간 상태다. 따라서 현대가 개점하더라도 유출됐던 구매력이 다시 돌아오는 정도지 고덕상권에까지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리라고는 예상되지 않는다. ­현대의 개점에 대비한 구체적인 수성 전략은. ▲그간 지역밀착형 백화점의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단골고객 위주의 영업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단골고객 확보에 주력한다는 것이 기본방침이다. 이의 일환으로 문화센터를 강화해 지난해의 1백50강좌에서 올해에는 2백50강좌로 강좌수를 대폭 늘렸다. 지난해 10월 80억원을 들여 1개층을 증축, 매장을 5천평 규모로 늘렸다. ­앞으로의 영업전략은 어떤 부문에 가장 중점을 둘 계획인지.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확실히 구비하고 대고객 친절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원칙적인 전략을 강조하고 싶다. 전반적인 상품구성을 이전보다 고급화하고 패션전문백화점을 지향하기로 했다. 올초 1단계로 의류부문을 신세대 젊은층 위주의 캐주얼, 고급 여성의류 등으로 교체했으며 꾸준한 브랜드 교체를 계획하고 있다.<이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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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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