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통합(SI)업계는 올해 경기 침체로 성장세는 크게 둔화됐지만 해외시장에 발을 내딛은 지 3년만에 결실을 보기 시작했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또 중견 그룹과 금융ㆍ병원 등 공공부문에서 IT 아웃소싱을 전문기업에 넘긴 사례가 급증, IT아웃소싱 활성화의 단초를 마련했다. 업체별로는 상위 3대 기업과 나머지 기업들간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됐다.
◇해외 진출 성과 가시화= 삼성SDS· LG CNS · SK C&C· 포스데이타 · 현대정보기술 등 상위업체들의 해외 진출이 돋보였다. 삼성SDS는 업계 최초로 해외 SI부문 수주 금액이 1억달러를 돌파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특히 중국시장 진출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LG CNS는 가입자 2,000만명의 이동통신서비스 회사인 광둥유한회사의 물류정보시스템 프로젝트, 톈진시 경전철 19개 역사 역무자동화프로젝트, 포도주 생산업체 중량 져예의 3개 공장 영업·채권관리시스템 프로젝트 등 대형 사업을 잇따라 수주했다. 포스데이타도 포스코 정보경영시스템 구축 경험을 기반으로 중국 장가항포항불수강 통합생산관리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와 난징강철 생산관리시스템 구축 사업을 따냈다.
현대정보기술은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가 2년여 동안 사업 추진이 중단된 2억3,000만달러 규모의 베네수엘라 전자주민카드 사업 재개를 위해 베네수엘라 정부와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부익부 빈익빈 심화= SI산업의 성장세가 IMF이후 사상 처음으로 한 자리 수로 떨어질 정도로 성장성이 둔화됐다. 지난해와 달리 대형 빅딜에 따른 통합수요가 많지 않았으며 경기 침체로 기업들은 물론 공공부문까지 정보화 투자를 늦췄기 때문이다. 한국IDC는 IT아웃소싱을 포함한 SI 시장 성장률을 9.2%로, 소프트웨어산업협회는 7.5%로 추정했다.
대형업체와 중견·중소업체간 `부익부 빈익빈 ` 현상이 지속됐다. 대형사 중에서도 삼성SDSㆍLG CNSㆍSK C&C 등`빅3`를 제외한 업체들은 공공 SI시장 축소로 어려움을 겪었다. `빅3` 업체는 경기 침체 속에서도 내실 경영을 다지면서 수익성을 상당히 개선했으며 빅3 중에서도 2위와 3위의 격차는 더 벌어져 양강체제가 강화됐다. 중견업체 중 동양시스템즈과 신세계아이앤씨는 각각 금융과 유통의 특화된 SI사업을 기반으로 나름대로 선전했다.
◇IT 아웃소싱 시장 개화= 전산아웃소싱을 계열 SI업체에 발주해온 관행을 깨고 IT 서비스 전문기업에 준 사례가 크게 늘어 IT아웃소싱 시장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태평양과 일진그룹, 대한항공 등 대기업들이 전산용역을 한국IBM에 넘겼다. 삼성SDS는 산업은행과 KT&G의 IT아웃소싱 사업을 수주해 금융권과 공공부문 아웃소싱의 기반을 확보한데다 국내 업계 최초로 미국 국방부 산하 기관의 IT아웃소싱까지 수주했다.
현재 국내 대기업들은 정보누출 방지 등을 명분으로 계열사 전산용역의 90%이상을 계열 SI업체에 주고 있다. 또 해당 SI업체들은 대외 사업에서 생긴 적자를 계열사들로부터 보전 받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 같은 관행이 IT서비스 산업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오현환기자 hhoh@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