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새 경영이론 `E-엔지니어링' 급부상

『리엔지니어링 시대는 가고 E-엔지니어링이 떠오른다』인터넷이 전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새로운 경영이론이 기업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바로 네트워크에 기반을 둔 「E(ELECTRONIC)-엔지니어링」이다. 미국의 경제주간지인 비즈니스 위크는 최신호(3월22일자)에서 인터넷 시대를 맞아 모든 기업들이 앞다투어 경영조직 재편에 나서고 있다면서 이를 「E-엔지니어링」이라고 명명했다. 90년대초 유행처럼 번졌던 리엔지니어링을 빗댄 말이다. 기업들을 리엔지니어링보다 훨씬 거대한 변혁의 물결로 몰아넣은 것은 바로 광범위하고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인터넷의 성장 때문이다. 넷스케이프의 제임스 박스데일 회장은 『내가 매일 만나는 사업가들은 하나같이 인터넷에 대한 탐욕과 두려움에 가득 차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들은 이제 고객이나 종업원, 협력업체를 단지 웹 사이트에 밀어넣는 것만으론 충분치 않다는 점을 깨닫고 있다. 네트워크 세계를 최대한 활용하자면 거래방식과 사업환경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할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E-엔지니어링은 제품을 유통시키는 과정은 물론 사내의 업무 협조, 부품 공급업체와의 거래방식도 완전히 탈바꿈시키는 과정을 거친다. 이같은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인텔, 델 컴퓨터, 시스코 시스템스 등 첨단기업들이다. 이들 3두 마차가 온라인 거래를 통해 거두는 판매실적은 하루 7,000만달러에 달할 만큼 폭발적인 성장세를 타고 있다. 인텔의 경우 최근 웹에 기반한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 200여명의 영업사원을 번거로운 주문 업무에서 완전히 해방시켰다. 인텔의 직원들은 남는 시간을 판매 경향을 분석하거나 고객들의 불만 사항을 해결하는데 투입되고 있다. 또 시스코는 네트워크 장비업체답게 현재 전체 매출의 75%를 온라인 판매가 차지하고 있다. 네트워크 장비만 따져보면 온라인으로 접수된 주문중 45%는 아예 직원들의 손조차 거치지 않은 셈이다. 이 바람에 시스코는 최근 2년간 생산성이 20%나 향상되는 효과를 거두었다. E-엔지니어링의 효과는 단지 시간과 비용을 절감해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웹 세계에 들어선 기업들은 예전에 찾아볼 수 없었던 창조적인 활기와 혁신적인 정신이 넘쳐나고 있다. 종업원들은 그동안 고객이나 거래업체에 전화나 팩시밀리로 사소한 정보까지 보내주느라 시간을 허비했지만 지금은 넷 세계의 마법 덕택에 훨씬 보람있는 일에 자유롭게 매달릴 수 있게됐다. 그러나 E-엔지니어링이 그리 간단한 작업은 아니다. 주의깊은 노력과 시간을 요구하는 복잡할 일일뿐더러 기술 및 조직체계의 동요를 초래, 기업의 토대 자체를 한꺼번에 뒤흔들 수도 있다. 회사내 각 사업단위가 독립적으로 행동하는 바람에 성과물이 분산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위험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포드 자동차가 요즘 회사 전체를 아우르는 관점에서 신중하게 E-엔지니어링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정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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