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후진타오 진두지휘… '에너지 블랙홀' 가속

■ 中, 에너지부문 2,000兆 투자<br>1兆2,000억弗 외환보유액 '실탄' 바탕<br>'석유보유량' 급팽창등 에너지확보 올인<br>"원자재값 급등 부추겨 한국에 위협요인"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가 최근 개최한 포럼에서 ‘18조위안’의 에너지 투자액 전망치를 제시하자 포럼 참석자들은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총액이 약 20조9,600억위안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액수의 자금이 에너지 개발에 투입되는 것이다. 양용창(楊永强) 중성(中盛)투자그룹유한공사 부사장은 “중국의 한해 GDP를 감안하면 에너지 분야에 투자할 18조위안이라는 금액은 결코 작은 수치가 아니다”고 잘라 말한다. 그러나 후진타오(胡錦濤) 국가 주석이 진두지휘하는 적극적인 에너지 정책과 1조2,000억달러의 외환보유액이라는 넉넉한 ‘실탄’ 보유상황을 볼 때 중국의 에너지 투자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국가주도형 ‘에너지 블랙홀’=중국의 에너지 확보 움직임은 한 마디로 ‘국가주도형 에너지 블랙홀’ 전략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국가에너지부 신설 ▦에너지세 도입 ▦광산자원 비축제도 도입 추진 등의 정책을 통해 강력한 에너지 확보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에너지 블랙홀’ 전략은 후 주석이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는 올해 초 아프리카 8개국을 방문, 수억달러의 유ㆍ무상 지원을 미끼로 유전개발 등 에너지 확보에 나선 데 이어 최근 러시아 방문에서는 시노펙(중국석유화학공사)이 러시아 2위의 석유회사인 로즈네프트와 공동으로 1억6,940만톤의 석유를 공동 개발하는 ‘사할린 프로젝트’를 성사시켰다. 중국은 또 에너지 확보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국가에너지부를 신설하고 에너지세를 새로 도입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국가에너지부가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공식 출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조2,000억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활용한 에너지 투자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쩡페이옌(曾培炎) 부총리는 최근 “외환보유 과잉상황을 잘 이용해 국가전략자원의 보유량을 늘려야 한다”면서 ▦광산자원의 합리적인 개발 및 이용 ▦광산자원 개발 관련 세제 정비 등의 내용을 담은 ‘광산자원 비축제도’ 도입을 시사했다. ◇에너지 개발투자, GDP 성장률의 두 배=중국은 최근 4년 연속 GDP 두자릿수 성장을 이어가면서 에너지 투자도 ‘빛의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양대 국유 에너지기업인 시노펙과 페트로차이나(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의 투자규모는 3,955억8,000만위안(약 48조원)으로 당초 목표치를 18.8% 웃돌며 GDP 성장률의 두 배 가까이 빠른 성장속도를 보였다. 이 같은 투자에 힘입어 중국의 ‘석유 보유량’은 급팽창하고 있다. 국토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석유 잔존 매장량이 20억4,300만톤으로 전년 대비 10.8% 늘었고 올해는 팽창속도가 더 빨라질 전망이다. 당장 이달에만 허베이(河北)성 탕산(唐山)시의 보하이(渤海)만 근해 ‘지둥난부(冀東南堡) 유전’에서 10억톤 규모로 추정되는 유전을 발굴한데 이어 쓰촨(四川)성 다저우(達州)에서 매장량 3조8,000억m³ 중국 최대 천연가스전을 찾아냈다. 중국은 이와 함께 러시아ㆍ카자흐스탄ㆍ인도ㆍ파키스탄ㆍ미얀마 등 접경국들로부터 송유관이나 육로로 석유를 들여오는 ‘에너지 회랑’ 건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이 이처럼 에너지 확보에 총력을 쏟는 것은 한 마디로 자원부족 때문이다. 중국은 급속한 경제발전에 따라 에너지 소모량이 크게 늘어나 지난해 47%였던 석유 수입의존도가 오는 2050년에는 75%까치 치솟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의 ‘에너지 블랙홀’ 전략은 우리나라에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박재익 한국석유공사 베이징사무소 소장은 “중국은 늘어나는 에너지 소비량에 대응, 석유자원 개발 및 원자력에 대한 투자를 크게 확대하고 있다”면서 “특히 석유는 시장수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지 않는 전략상품인 만큼 가격의 급등에 대비한 자원개발 및 비축전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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