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잘 나가면서 일본의 일부 기업들이 기사회생하고 있다.
장기불황으로 적자를 면치 못하던 히다치(日立)건설장비의 경우 중국에서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폐업 위기까지 몰렸던 도쿄공장이 풀가동되고 신규 인력도 계속 늘리고 있다. 현재 생산규모는 경제거품이 극에 달했던 지난 90년을 웃돌며 밀려드는 주문을 대지 못할 정도다.
마쓰시타(松下)전기의 자회사로 고부가가치 정밀 반도체회로기판을 만드는 파나소닉팩토리솔루션스도 중국 휴대폰 등 전자제품 생산확대에 따른 부품수요가 늘면서 지난 2001년부터 매출이 매년 2배씩 뛰어 2003년도 매출은 1,300억엔에 이를 전망이다. 물론 일본내 투자와 고용도 쑥쑥 늘어나고 있다.
지난 90년대 잇따른 생산기지의 해외진출로 공동화(空洞化)우려가 확산됐던 일본 제조업계가 중국의 고속성장에 따른 대중(對中) 수출확대로 부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국내 전자ㆍ건설장비수요가 급증하면서 이들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일본기업들이 대거 고용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90년대만 하더라도 저임금을 좇아 중국 등 개도국으로 제조업이 잇따라 탈출하면서 공동화가 초래되고 실업률이 상승하면서 일본경제가 더욱 침체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했었다.
그러나 제조업계는 경기침체시 비용절감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단행해 효율성이 높아진데다 대중 수출이 급증하면서 일부에선 납기일을 지키지 못할 정도로 즐거운 고민에 빠져 있다.
특히 휴대폰 TV 에어컨 등 완제품의 현지 생산이 확대되면서 이들 제품에 들어가는 전자ㆍ전기 부품의 대중 수출이 급증하고 있어 일본 제조업계가 활기를 띠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마쓰시타전자는 TV 에어컨 등 저부가가치 사업부문은 중국 현지 생산을 계속할 것이지만 반도체 렌즈 등 지속적인 혁신이 필요한 고부가가치 제품은 일본내 생산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제조업계의 활황을 반영해 미국의 대중 적자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지만 일본의 대중 적자는 전자부품 등 자본재 수출이 급증하면서 지난해 24% 줄어든 190억3000만달러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 2월에는 10년만에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이처럼 일본기업들이 기사회생하고 있는 것은 중국의 고도성장에 따른 반사이익이 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일본 제조업체들은 광학ㆍ반도체분야에서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부품산업의 경쟁력이 뛰어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