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盧대통령 '현실화한 레임덕'엔 침묵

"레임덕은 없다" 줄곧 강조…잇단 기강해이 사건불구 함구로 일관<br>일부 "盧대통령 공직사회 과신" 지적도


盧대통령 '현실화한 레임덕'엔 침묵 "레임덕은 없다" 줄곧 강조…잇단 기강해이 사건불구 함구로 일관일부 "盧대통령 공직사회 과신" 지적도 김영기 기자 young@sed.co.kr 노무현(사진) 대통령은 “레임덕은 없다”고 줄곧 강조해왔다. 지난 8일 국무회의에서는 마무리 발언을 통해 “공무원들이 법에 의해 성실히 근무하고 있어 정부 내부에 레임덕 현상은 없는 것 같다”고 자신감 섞인 발언도 꺼냈다. 하지만 최근 공직사회와 그 주변을 보면 예전에는 보기 힘들었던 레임덕을 의심하게 하는 상황들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 노 대통령은 하지만 대선과 관련된 정치적인 이슈에 대해서는 정치권과 연일 대립각을 세우면서도 ‘현실화한 레임덕’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노 대통령이 레임덕 현상에 대해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17일 청와대와 정부당국에 따르면 공직사회와 그 주변에서 기강 해이로 판단할 수 있는 문제들이 최근 들어서만 2~3건 연속해서 발생하고 있지만 청와대는 이 같은 문제점에 대해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지극히 제한적 범주 내에서 움직이고 있다. 우선 공공기관 감사 21명의 무더기 남미 여행과 정치인 출신들로 채워지는 감사들의 인사 시스템에 대한 비난 여론이 비등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 대통령은 이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청와대는 “기획예산처가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애매모호한 입장만을 견지해오다가 이날에서야 민정수석실 차원에서 공무원과 공공기관들의 해외시찰에서의 비용 문제에 대해 뒤늦게 조사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는 그러나 이번 문제의 본질인 구멍난 인사시스템에 대해서는 특별한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공공기관 감사들에 이어 대통령 직속 균형발전위원회도 문제가 됐던 브라질과 칠레ㆍ아르헨티나 등 남미 지역을 오는 28일부터 10박11일 일정으로 방문하려다 돌연 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위원회 측은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를 낳을 우려가 있어 내부 결정에 의해 취소했다”고 밝혔지만 방문목적 등이 석연치 않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와 맞물려 15일에는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취사행위가 금지된 왕릉에서 숯불까지 동원해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나 문제가 생기고 있다. 사적지로 보호되는 왕릉에서는 모든 취사행위가 금지되고 있음에도 가까운 곳에 가스통까지 연결해 취사행위를 하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청와대는 이번 사건에 대해서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한 인터넷 언론에 따르면 바로 다음날인 16일에는 한 국책연구원장이 기업인 등이 모인 공개 강연석상에서 21세기 성장동력 가운데 하나로 여성인력 활용을 거론하던 중 특정 신체부위를 거론하며 여성비하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있다. 최근 잇따르는 이 같은 상황들은 청와대도 강조하듯이 과거 정권과 비교하면 레임덕의 강도가 그리 세지 않은 것은 사실. 하지만 노 대통령이 “레임덕이 없다”며 자신하는 것은 최근 공직사회 주변의 상황에 대해 과신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적지않다. 익명을 요구한 학계의 한 원로 교수는 “비생산적인 정치적 발언에 몰두하기보다는 차제에 공직사회의 근무기강에 경종을 울리는 대통령의 한마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충고했다. 입력시간 : 2007/05/17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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