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일 미국 GE를 시작으로 국내외 주요 기업들이 올 3ㆍ4분기 실적 발표에 돌입함에 따라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 기업들의 실적이 당초 전망보다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동성만으로 급등한 국내 증시에 펀더멘털 측면에서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기업실적 둔화 우려가 이미 주가에 반영된 만큼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주식시장에는 최소한 호재는 아니다”라고 평가하고 있다.
◇주가 악영향 불가피= 시장에서는 이번 3ㆍ4분기 실적이 2분기에 비해 악화된 것은 물론 당초 예상치보다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성노 동부증권 수석연구원은 “당초 2분기보다 영업이익이 11% 줄어들 것으로 봤으나 최근 경기 상황을 감안하면 더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광열 동원증권 리서치 팀장도 “예상보다 낮은 3분기 기업 실적이 단기 악재로 작용, 증시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보기술(IT) 중에서도 삼성전자ㆍ삼성SDIㆍ삼성전기ㆍLG필립스LCD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이 팽배한 상황이다. 반면 철강ㆍ유화ㆍ화학 등 기초소재는 이익 모멘텀이 기대되고, 금융도 최악의 국면은 벗어난 것으로 전망된다.
◇최소한 호재는 아니다= 일부에서는 기관과 외국인의 매수세 지속, 유통 물량 부족 등 호재가 널려 있는 데다 3분기 실적 악화 우려가 이미 반영됐기 때문에 큰 충격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낙관론자조차 최근 주가 상승이 내년 이후 경기회복 기대감을 과도하게 반영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최근 강세는 기업실적에 대한 시장 눈높이가 낮아진 요인도 작용했다”면서 “결국 실적확인에 따라 어닝쇼크와 추가 상승으로 갈릴 수 있는 만큼 수급 논리도 중요하지만 실적의 의미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동성 한투증권 팀장도 “철강ㆍ화학ㆍ운송ㆍ은행 등의 실적이 상당히 좋은 데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등으로 지수 전체로는 IT부문의 실적 부진을 상쇄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내년까지 경기 회복 흐름만으로 주가가 속도를 내기에는 무리”라고 말했다.
◇4분기 실적이 더 문제= 전문가들은 오히려 3분기보다 4분기 이후 실적이 더 큰 문제라고 보고 있다. 유가 급등 부담이 반영되고, 사상 최고였던 철강ㆍ화학ㆍ제지ㆍ운임ㆍ조선 등의 가격이 꺾이기 시작하면 내년 2분기까지 실적이 더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
전병서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 실적이 내년 1, 2분기에 더 나빠지고 올 연말이나 내년초에는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 유동성이나 수급 때문에 주가가 오르지만 결국 실물 경제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성노 연구원도 “최근 유가상승이 4분기부터 반영되면 국내 경기가 경착륙에 돌입할 것”이라며 “실적 악화로 인한 어닝쇼크 우려가 점증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리스크 관리에 주력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