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동남권 경제가 새 희망 쏜다] 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16년째 무분규 협상… 실적 '쑥쑥'<br>1분기 영업이익 8,809억원 사상최대<br>"3년치 건조잔량 소화하느라 정신없어"

노사상생의 모범 사업장으로 이름 높은 현대중공업의 노사는 최근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을 마무리하고 16년 연속 무쟁의 타결을 기록했다.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도크 전경.

총 부지 958만㎡의 광활한 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남유럽발 금융위기 등의 악재로 국내외 조선 시장이 위축됐지만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는 여전히 활발하게 가동 중이다. 현대중공업의 선박건조 야드에서는 세계 각국에서 수주된 선박들이 건조되고 있다. 도크내 촘촘한 간격을 두고 길이 300m에 달하는 거대한 선박 2대를 동시에 건조하던 시기에 비하면 비교적 한산한 것이 사실. 여유부지가 눈에 띄고 도로가에 놓여있던 선박용 블록 또한 도크에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작업 규모는 최고 호황 때 수준은 아니더라도 괜찮은 편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여전히 국내외 많은 해운사의 선박이 건조 중"이라며 "3년치에 달하는 건조잔량을 소화하기 위해 현장은 바쁘다"고 말했다. 호황기에 비해 비교적 한산한 메인 야드의 풍경과는 다르게 현대중공업은 올 1ㆍ4분기에 매출 5조3,064억원에 영업이익 8,809억원의 실적을 올려 사상 최대의 이익을 냈다. 당기순이익도 9,26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7.5%나 증가했다. 기존 분기별 사상 최대 실적은 지난 2008년 4ㆍ4분기로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6,750억원, 8,674억원이었다. 현대중공업은 영업이익의 대폭적인 증가에 대해 조선 및 엔진 부문에서 높은 선가의 선박 매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원자재값이 하락한 데다 해양플랜트와 전기ㆍ전자, 건설ㆍ장비 등 비조선 부문에서 수익성이 개선된 것도 크게 작용했다. 주력인 선박 수주 감소로 인한 손실을 다른 사업군의 호조로 상쇄하고 매출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은 올해 조선 부문 매출을 지난해 9조26억원에서 올해 7조4,010억원으로 낮춰 잡았다. 그러나 해양플랜트 매출은 지난해 5조3,214억원에서 올해 5조8,710억원으로 높였다. 엔진도 지난해 2조7,715억원에서 올해 3조1,232억원으로 크게 올렸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해양플랜트의 경우 그동안 사업성이 좋지 않았으나 이제 성과로 나타나는 중"이라며 "선박 건조가 줄어들고 플랜트 수주가 늘어나면서 효율적으로 도크를 운영하기 위해 육상도크에서도 플랜트 설비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발전설비와 담수화 설비 등 비조선 부문의 수주도 수십억 달러 규모로 크게 늘어나 힘을 보태고 있다. 이 같은 실적 호조의 밑바탕에는 노사 화합이 있다. 현대중공업은 노사는 최근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을 마무리하고 16년 연속 무쟁의 타결을 기록했다. 지난 6월7일 첫 상견례를 시작한 지 한달여만에 합의안을 이끌어내 이례적으로 빨리 마무리했다. 이는 노조가 올해 사측과 갈등요소가 될 수 있었던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제도를 전격 수용하면서 협상에 가속도를 냈기 때문이다. 올해 임단협이 마무리된 후 현대중공업 노조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노사관계가 보다 더 성숙한 관계로 나아가는데 발판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사측은 1개월만에 그것도 1차 제시안 만으로 노사가 잠정합의에 이른 것은 회사의 지속 성장이라는 공동목표를 위해 노사가 협력해야 한다는 공감대 때문에 가능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경영환경이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회사의 지속 성장이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 마련한 제시안을 조합원들이 인정해준 것 같다"며 "앞으로도 조합원들의 고용안정과 복지후생 등 근로조건 향상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은 노사 화합과 더불어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통해 이웃과의 화합에도 앞장서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사내 직원들의 자발적인 동호회 차원의 사회봉사 활동이 활성화돼 있다. 회사도 사원들의 자발적인 봉사활동을 적극 후원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직무연합서클과 손사랑회, 현중보훈회 등 사내동호회는 불우이웃에 생필품을 전달하고 김장 담그기, 시설청소 봉사를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특히 현대중공업의 '사랑 나누기 일일호프'는 유명하다. 사랑 나누기 일일호프는 지난 2003년 시작돼 올해로 8년째를 맞고 있다. 지난해까지 10만여명의 누계 참여인원을 기록하는 등 현대중공업 직원과 지역주민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행사를 통해 거둔 수익금은 청소년 장학기금 등으로 쓰인다. 현대중공업 여사원 모임인 '다모아회'는 어려운 가정을 돕기 위해 밑반찬 자원봉사사업을 벌이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웃에 작은 보탬을 주고자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직접 사랑을 실천하기 위한 사업에도 참여하는 등 실천하는 봉사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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