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그룹 분식회계로 수천억원의 부실채권 손해를 본 하나대투증권(전 대한투자증권)이 대우의 전임직원들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부장 황적화)는 하나대투가 장병주 전 대우 사장 등 대우와 대우자동차 임원 14명을 상대로 제기한 42억여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들은 원고에게 39억여원을 배상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장씨 등은 지난 1997~1999년 대우차와 대우의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김우중 당시 대우그룹 회장의 지시로 분식회계를 했고 감사 보고서 역시 허위로 작성했다.
이렇게 작성된 재무제표로 매겨진 신용등급을 믿은 하나대투는 4차례에 걸쳐 대우와 대우차 회사채 3,800억여원을 매입했으나 대우그룹 부도로 채권을 한국자산관리공사에 헐값에 매각하면서 손해를 봤다.
재판부는 “분식회계로 인해 신용평가는 물론 원고가 대우 회사채를 매입해 자신이 운용하는 수익증권에 편입시킴에 있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다만 “1998년부터 우리나라 기업의 분식회계가 만연해 있어 재무제표를 믿기 어렵다는 내용의 기사가 수차례 보도됐고 원고의 이 사건 회사채 매입 당시 대우그룹의 부실채권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비교적 널리 알려졌었다”며 “면밀하고도 충분한 조사 없이 신용평가기관이 부여한 등급만을 믿고 회사채 매입을 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하나대투는 2002년 대우와 대우차 전경영진을 상대로 손해배상 일부를 청구하는 소송을 내 1억원의 배상 판결을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