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건축] `건축장인의 땀과 꿈' 특별전

건설업계에 부실시공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미 조선시대 중기에 우리나라에 공사실명제가 도입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국립민속박물관(관장 이종철)이 28일부터 6월7일까지 개최하는「건축장인의 땀과 꿈」 특별전에 가보면 이같은 사실을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다. 경복궁내 박물관에서 열리는 이 특별전에서는 건축장인과 그들이 사용한 연장, 이들이 땀으로 일궈낸 수원 화성·종묘 등 세계 수준의 전통건축물이 선보인다. 고대에서 근대까지 건축장인의 역사와 연장의 쓰임새, 그리고 시대가 흐르면서 어떻게 발전됐는지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또 달구·윤도·대패·먹통·탕개톱 등 건축장인들이 사용했던 250여점의 실물이 선보인다. 동시에 일본식 연장과 우리연장의 차이점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종묘·해인사 장경판전·불국사와 석굴암·수원 화성·창덕궁과 후원 등 세계인이 주목한 세계문화유산과 관련자료·출토유물 30여점도 전시된다. 이 행사에는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하는 공간도 마련된다. 「나도 건축장인이 돼보는 체험공간」등의 공간에서는「화성성역의궤」를 토대로 재현한「녹로(돌이나 서까래 등을 들어올리는 기구)」를 이용, 직접 무거운 돌을 들어볼 수 있다. 나무 톱질하기·먹줄치기·대패질하기·기와무늬 탁본하기 등도 체험할 수 있다. 입체식 종이건축 만들기(페이펴 매직) 공간도 준비된다. 시연장 코너에서는 소목장 조찬형(62·충남 무형문화재)씨의 아름답고 정교한 전통창호 만드는 과정을 보여준다. 한편 18세기에 축조된 수원 화성의 공사기록보고서인「화성성역의궤」는 한국전통건축 시공과정이 얼마나 정확했으며, 건축장인들의 무한책임이 얼마나 컸던가를 실감나게 보여준다. 이 책속에는 화성의 설계과정은 물론 못 한개 벽돌 한장까지도 세밀하게 기록돼 있다. 또 화성축조에 참여한 1,821명의 명단도 들어있다. 화성 팔달문에는 당시 공사를 맡았던 장인 김상득(金尙得)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첨단 건축기술을 갖고서도 부실공사가 잇따르는 현대 건축계에 던지는 잔잔한 교훈의 장이 될 전망이다. /박영신 전문기자 YS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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