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시장 정상화에 달려 시간 두고 더 지켜봐야" 은행·회사채·CD금리 내렸지만 거래없어 자금유입여부 불투명"은행들 인하 노력 부족" 비판도 이병관 기자 comeon@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한국은행의 전격적인 기준금리 인하 조치가 소기의 성과를 거두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이 예금금리를 인하하면서도 정작 대출금리를 내리는 것에 대해서는 미온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금융당국이 '값싸게 돈을 공급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만큼 이에 맞춰 예금금리도 낮출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출금리는 다르다. 은행권은 "대출금리 인하 여부는 자금시장이 결정할 문제"라며 떨떠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금융 전문가들은 "자금시장이 정상화돼야 대출금리도 인하될 수 있는 만큼 금융당국이 당초 목표로 했던 '가계ㆍ기업 대출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회복' 의지가 시장에 반영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날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채ㆍ회사채ㆍ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서 금리하락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줬다. 하지만 거래가 거의 없는 가운데 고시금리만 인위적으로 내린 측면이 강해 자금시장 정상화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예금금리는 즉시 인하하지만 대출금리는 글쎄(?)=은행들은 시장논리를 내세우며 예금금리를 발 빠르게 인하하면서도 "대출금리는 자금시장에서 결정된다"며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우리은행은 금융당국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것과 동시에 예금금리를 0.30~0.75%포인트 내린다고 발표했다. 정기예금 6개월제는 연 6.24%에서 5.94%, 1년제는 연 7.05%에서 6.75%로 0.30%포인트씩 인하된다. 개인 수시입출금식예금(MMDA)과 기업 MMDA의 영업점장 전결 금리도 각각 4.30%와 4.20%에서 3.80%와 3.70%로 0.5%포인트 낮아진다. 국민은행도 금리인하를 검토하고 있고 하나은행과 기업은행도 수신금리를 인하하기로 했다. 하지만 은행들은 하나같이 대출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유보적이다. 기본적으로 대출금리는 CD 등 시장금리에 연동해 움직이는 만큼 '시장금리가 낮아지면 자연스레 내려갈 것'이라며 은행이 결정할 사항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은행권이 자체적으로 대출 금리를 하향 조정할 수 있는데도 수익성만 앞세워 이를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도 많다. 대출금리는 CD 등 시장금리를 바탕으로 각 은행의 유동성 상황, 마진 등을 '스프레드(가산 금리)'라는 이름으로 덧붙여 결정된다. 은행권이 업무비용 절감, 유동성 개선 노력 등을 통해 얼마든지 가산금리를 내릴 수 있는데도 이 부분에 대한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은행권은 지난 9일 당국의 금리인하 때는 예금금리를 인하하지 않는 등 일관성 없는 행동을 보이고 있다는 비난도 사고 있다. 한은의 기준금리에 따라 정상적으로 금리정책을 펴는 게 아니라 각 은행의 유동성 상황에 맞춰 금리를 맞춰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대출금리의 최대 변수는 시장의 방향=대출금리는 기본적으로 CDㆍ은행채 등 시장금리에 연동해 움직인다. 이에 따라 대출금리는 앞으로 금융시장에서 금리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달려 있다. 일단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소식과 은행채 매입 기대감에 27일 국채를 포함한 은행채ㆍ회사채ㆍCD 금리는 하락세로 반전했다.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CD 3개월물은 지난주 말보다 14bp(1bp=0.01%포인트) 내린 6.04%, 산금채 1년물은 31bp 내린 6.65%를 기록했고 회사채 3년물(AA-)은 23bp 내린 7.87%를 나타냈다. 신동준 현대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의 대폭 인하, 한은의 은행채 시장 매입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은행채를 포함한 시장금리는 국고채 금리하락 폭보다는 못하겠지만 시차를 두고 하락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자금시장의 문제는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신용경색 때문인 만큼 금리가 하락 기조로 접어들지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날 채권금리가 일제히 하락했지만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은 채 고시금리만 내려가는 상황이었다. 채권시장의 한 관계자는 "다음달 한은의 은행채 매입 등으로 기관 투자가들이 실제 채권 매매에 나서는 상황이 될 것인지 아닌지를 관망하는 세력들이 많다"며 "실제 은행채ㆍ회사채 시장으로 시중자금이 들어갈지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