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泰成(언론인)소금장수와 우산장수의 두 아들을 둔 어머니는 시름 걷히는 날이 없다. 날이 궂으면 소금 파는 아들이 걱정되고 날이 들면 우산 파는 아들이 걱정된다.
환율이 그 꼴이다. 환율이 비싸면 달러 빚을 진 사람들의 부담이 무거워진다. 뿐만 아니라 환율이 비싸다는 것은 달러 구하기가 어렵다는 뜻임으로 그 자체가 나라 살림을 위해 환영할 일이 못된다. 그렇다고 환율이 내려가는 것을 덮어놓고 환영할수도 없다. 수출이 타격을 입기때문이다.
소금 파는 아들과 우산 파는 아들을 둔 어머니는 생각을 바꾸면 마음이 편해질수 있다. 날이 들면 소금이 더 팔려서 좋고 날이 궂으면 우산이 더 팔려서 좋다고. 그러나 환율은 생각을 바꾼다고 마음이 편해지는 일은 아니다. 나라 경제의 근본이 환율에 따라 요동치기 때문이다. 자칫 파탄을 맞을 수도 있다.
지난 얘기지만 IMF사태를 불러 온 정책실패의 하나로는 환율정책을 들수도 있다. 환율을 지나치게 싸게 또 고정적으로 운용한것이 잘못이었다. 또 이와 더불어 금리를 지나치게 높게 유지한것도 잘못이었다. 사태가 터진 다음에는 무모한 투자와 낭비가 비난의 초점이 되기는 했으나 당시엔 값이 싼 달러를 빌려 쓰지 않는 것이 오히려 바보짓이었다.
물론 날씨와 환율은 다르다. 날씨는 인력으로 바꿀수 없으나 환율은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조절할 수 있다. 문제는 적정선을 찾기가 어렵다는데 있다.
도리켜 보면 건국이후 환율과 외환관리는 참으로 기구한 길을 걸어왔다. 겹겹의 복수환율, 그것도 모자라 암 달러시장이 따로 존재했던 시절도 있었다. 어쨌거나 그런 환율제도와 정책은 한마디로 모자라는 달러를 아껴쓰면서 빚지지 않겠다는 몸부림이었다.
그래서 경험을 통해 말한다면 수출을 막는 환율, 소비를 촉진하고 빚을 늘리는 환율은 적정치 못한 환율이라고 말 할수 있다.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다양하다. 최근의 환율하락은 벌어들인 달러의 증가때문이라기 보다 빌려 온 달러의 증가때문인듯하다. 환영할 일은 아닌것 같다.
환율이 너무 비싸 숨이 막힌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젠 환율이 너무 떨어질까봐 미리 걱정해야하니 정책의 균형을 잡기가 매우 어렵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