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김재영의 남성학] 꼿꼿한 생명력

뿌리깊고 강건한 나무 '남성'상징

‘깊은 나무는 / 바람에 아니 움직일새 / 꽃 좋고 열매 많나니.’ 용비어천가의 첫 구절로 대대손손 이 땅의 후손들이 나무처럼 강건하여 많은 자식들을 두기를 염원하는 내용이다. 이처럼 남성들의 강건함과 이를 통한 다산은 부국강병의 밑거름이라고 하겠다. 따라서 최근 출산율저하와 남성들의 성기능 약화는 실로 우려되는 바가 큰데, 땅 속 깊이 뿌리를 박고 하늘을 향하는 나무는 남성상을 상징한다. 땅은 지신으로 음(陰)에 해당하는데 음에 뿌리를 박아 양분을 흡수하여 열매를 맺는 것은 곧 출산을 뜻한다. 또한 천지만물의 조화를 관장하는 하늘을 향하는 것은 힘과 절개를 의미한다. 그래서 나무의 꼿꼿하고 두툼한 가지는 남성의 심벌을 의미했다. 그런 연유로 예로부터 자귀나무를 심어놓으면 부부 애정이 더해지고 석류나무를 심으면 자손이 번창한다는 이야기들이 전해온다. 한여름 초록빛 잎새를 무성히 매어 달고 사방으로 가지를 드리우는 자귀나무는 밤이 되면 어김없이 양쪽으로 마주 난 잎을 서로 맞대고 잠을 잔다. 두 잎이 마주 하고 밤을 보내는 특성 때문에 합환목 야합수로도 불렸기에 신혼 부부들은 창가에 이 나무를 심어 부부의 금실이 좋기를 기원했으며, 현명한 아내들은 꽃을 따다 말려 베게 밑에 넣어 두었다가 남편의 마음이 좋지 않을 때 꺼내어 술에 넣어 건넸다고 한다. 아무리 울적해도, 아내의 사랑과 향긋한 향이 우러나는 술잔을 건네 받는다면 어찌 심란한 마음이 풀어지지 않을손가. 이처럼 나무는 생김새와 용도에 따라 다양하게 우리네 삶에 영향을 주었고, 마을 어귀 신당수에는 부부 금슬과 자식 낳기를 비는 여인네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그래서 예로부터 우람한 나무처럼 강인하고 힘이 넘치는 심벌을 갖고자 했다. 하지만 남성의 심벌은 수술법을 제외하고는 길이를 늘리거나 두께를 조절할 수 없다. 또 나이가 들거나 질환을 앓게 되면 발기에도 영향을 받는다. 이러한 남성의 원초적 결함으로 인해 성적 트러블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고, 한편으로는 대물을 만들기 위한 의학적 노력이 지속되었다. 그 결과 중국의 고전 금병매에 나오는 것처럼 개의 살점을 이식하여 확대시키는 꿈꾸기도 했는데, 이는 음경을 절개하여 자신의 진피지방을 이식하는 1세대 확대술을 탄생시켰다. 하지만 이 방법은 수술 후유증을 유발하고 흉터가 남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흉터를 터부시하는 남성들이 기피했는데 내시경적 방법이 바로 그것이다. 최근에는 2세대 확대술을 업그레이드 시킨 3세대 수술법까지 개발해 시술하고 있는데, 반응이 좋다. 각종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남성의 80%가 왜소 콤플렉스를 갖고 있다. 다행히 첨단 현대의학은 나무처럼 굳세고 강인한 심벌을 만들어 주어, 부부간 성 트러블을 해결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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