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유전자변형식품 금수조치 美-EU 갈등골 깊어져

유전자변형식품을 둘러싼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미 무역대표부의 로버트 졸릭 대표는 9일 지난 4년간 지속돼 온 EU의 유전자변형식품 금수조치에 대해 `비도덕적`이라고 강력히 비난하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졸릭 대표는 “생명공학의 위험성에 관한 날조된 이야기 때문에 아프리카 주민들의 생존에 필요한 식품이 공급될 수 없다는 것은 비도덕적”이라며 EU의 금수조치는 산업혁명에 반대해 퍼져나간 기계파괴 운동인 `러다이트 운동`과 같은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EU의 금수조치가 명백한 WTO규정 위반이라며 미 행정부가 이 달 내에 WTO기소 여부를 확정 짓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EU 집행위원회의 파스칼 라미 무역담당 위원은 “미국의 WTO제소가 문제 해결을 한결 수월하게 해 주기는 커녕 더욱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비난하며, 미국의 압력에 굴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EU의 강경입장은 미 정부가 자국 농업회사의 이익을 위해 안전성이 규명되지 않은 식품을 유럽인들이 구매하도록 압력을 넣고 있다는 의견이 팽배한 데 따른 것이다. 각종 질병과 해충에 잘 저항할 수 있도록 개발된 유전자변형식품은 낮은 생산비용으로 인해 미국 농업에서는 빠른 속도로 확산돼 왔다. 콩, 옥수수 등 품목에서는 전체 생산량 중 유전자변형식품의 비중이 30~70%에 이르고 있을 정도. 이 때문에 미국 농산물 수입업자들은 EU의 금수조치로 연간 3억 달러의 손실을 입고 있다며, 미 행정부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해 왔다. <김대환기자 d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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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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