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外高 학교교육 효과 미미"

교육개발원 "선발효과 일뿐…특성화학교로 바꿔야"

외국어고의 실제 학교교육 효과는 거의 없으며, 수월성 정책의 성과도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정부 교육정책의 싱크탱크인 한국교육개발원에서 만든 자료로, 교육부가 특목고 종합대책을 추진중인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12일 한국교육개발원은 서울 종로구 삼청동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서 특목고 제도개선 토론회를 열고 ‘특목고의 현주소와 발전방향’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개발원이 기본과제로 수행중인 ‘특목고 정책의 적합성 연구’의 중간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였다. 주제발표에 나선 강영혜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제도연구실장은 “외국어고의 교육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외고와 일반고 학생들의 국어 성적을 다층분석 방법으로 분석한 결과 외고의 학교효과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원 점수에서는 외고가 일반고를 상당히 앞서 있지만 학생수준과 학교수준의 배경변수와 과정변수를 통제하고 나면 외고와 일반고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강 실장은 “특목고 효과의 상당 부분이 성적이 우수하고 가정환경이 좋은 학생을 선발한데 따른 선발효과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또 조사 결과 외고 진학을 위해 사교육을 받은 학생이 60.3%에 달했고 특히 수도권에서는 83.4%가 사교육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외고 학생들을 상대로 진학동기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복수응답) 우수한 교육환경(면학분위기) 67.2%, 명문대 진학 49.4%, 어학적성과 소질계발(33.7%)순으로, 어학영재를 육성하는 당초 취지와 맞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또 장차 진로희망에서도 어문계 희망자는 30% 미만이고 사회(법정, 상경계)계열 진학희망자가 60%를 넘었다고 밝혔다. 강 실장은 “현행 특목고들 중에서도 외고가 학교효과 대신 선발효과의 특징을 더 많이 보이고 있다”면서 “이는 외고의 설립목적인 어학영재의 의미와 성격이 불분명한데서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외고의 정체성을 비롯한 특목고의 법적 위상을 조정할 필요가 있으며, 외고를 외국어 공부에 관심을 가진 학생들에게 외국어 전문 교육과정을 제공해 어문계 진로 준비를 돕는 교육과정 특성화 학교로 지위변경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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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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