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교수 철밥통 깨기' 개혁 확산

KAIST 교수 6명 재임용탈락 결정 이어<br>연세대 5명 퇴출·서강대등도 심사 강화

KAIST에서 시작된 교수 ‘철밥통 깨기’ 개혁이 연세대ㆍ서강대 등 다른 대학으로 확산되고 있다. 3일 KAIST는 지난해 테뉴어(tenureㆍ정년보장)를 신청한 교수 35명 중 15명을 무더기로 탈락시킨 데 이어 올해로 임용기간이 끝나는 25명의 교수 중 연구실적이 부진한 6명을 재임용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재임용된 19명의 교수 가운데서도 2명에 대해서는 계약기간을 3년씩에서 2년으로 단축, 사실상 ‘퇴출’을 경고했다. 이와 관련, 이광형 KAIST 교무처장은 “일부 교수들의 반발감이나 저항이 있겠지만 교수 사회를 개혁하려는 조치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종득 KAIST 교수협의회장은 “4일 교수협의회 운영위원을 중심으로 간담회를 개최해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라고 밝혀 이번 사태와 관련, 논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세대도 올해 재임용 심사에서 사상 처음으로 연구실적이 부진한 교수들을 퇴출시켰다고 밝혔다. 연세대는 지난달 29일자로 계약이 만료되는 비정년트랙 조교수 20명을 대상으로 재임용 심사를 한 결과 5명을 탈락시켰다. 각 단과대가 요구하는 연구실적을 달성하지 못한 것이 퇴출 사유다. 연세대는 지난 2003년 비정년트랙 교수를 도입, 정년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2년에 한번씩 재임용 심사를 통해 교수직을 유지하도록 했으며 조교수들이 재임용에 탈락해 학교를 그만두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강대도 올해부터 교수 승진 심사에 질적평가를 도입하는 등 기준을 대폭 강화할 예정이어서 올해 승진 대상 교수 12명 중 일부는 테뉴어 심사에서 탈락할 것으로 보인다. 서강대는 과거 일정 점수만 넘으면 승진하던 관행을 완전히 철폐하기 위해 심사 대상 교수들의 대표 연구업적을 외부 인사에게 평가받도록 하고 논문 수는 물론 논문이 게재된 학술지의 수준과 질까지 평가하기로 했다. 서강대는 이러한 까다로운 질적 평가를 추가로 통과해야 본부 인사위원회에서 총장에게 승진 추천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대 역시 지난해 2학기 승진 대상자 147명 가운데 55명(37.4%)의 승진을 유보하는 등 심사를 강화하고 있으며, 한양대도 정해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3년간의 유예기간 내에도 기준치에 미달하면 교수직을 박탈하고 있다. 이처럼 교수들의 철밥통 깨기 개혁은 학생들의 교수 강의평가 공개 등과 맞물려 교수 사회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학들마다 강의능력이나 연구실적이 부족한 교수들은 퇴출시키는 반면 능력 있는 교수들에 대한 인센티브는 강화하는 추세인 만큼 이 같은 분위기는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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