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공기업 지배구조 혁신 기대된다

공기업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흔히 비효율과 방만경영이 지적된다. 그러나 공기업이 안고 있는 이 같은 구조적인 문제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은 자율과 책임경영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안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경영성과에 책임을 지는 최고경영자가 임원에 대한 인사권을 사실상 행사하기 어렵게 돼 있어 사장과 임직원이 일심동체가 돼 책임경영을 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기획예산처가 내년 시행을 목표로 마련한 ‘공공기관 지배구조 혁신방안’은 바로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해 공기업의 경영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된다. 혁신방안은 민간기업의 경영기법을 도입했고 공공기관의 고질이었던 인사제도를 과감히 뜯어고쳤다. 우선 내년부터 임직원이 50명을 넘는 공공기관은 상임이사의 사장이 직접 뽑도록 했고 임기도 3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되 연임이 가능하도록 했다. 성과가 좋으면 얼마든지 연임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심어줌으로써 동기부여를 하겠다는 의도다. 물론 실적이 나쁜 기관장과 임원은 임기 중이라도 언제든지 해임할 수 있도록 했다. 조직에 긴장감이 돌고 업무의 효율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기관장과 감사ㆍ비상임이사의 임명권, 경영감독에 관한 권한을 주무부처에서 공공기관운영위원회로 옮긴 것도 경영효율성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공기업 사장 등 경영진을 주무부처 장관이 임명하다 보니 음해성투서 등으로 잡음과 부작용이 적지 않았다. 부처간에도 자기 사람을 심기 위해 이기주의ㆍ할거주의가 심해 알력과 잡음으로 조직의 안정성을 해치는 경우도 많았다. 최고경영자에 힘을 실어주고 인사제도를 과감히 개선한 이 방안은 공기업의 경영개선에 일대 혁신을 몰고 올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 제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인사에 있어서 정치성을 철저히 배격해야 한다. 지금까지 수없이 단행된 공공기관 제도개선방안이 제대로 정착하지 못한 것은 정치권의 논공행상식 낙하산인사가 근절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공공기관의 개혁은 지배구조개선만으로는 부족하다. 경제환경변화로 더 이상 공기업으로 남아있을 필요가 없는 경우에는 과감히 민영화하거나 통폐합해 시장기능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지배구조 혁신이 공기업 혁신의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