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박수환 종합상사협 회장(월요초대석)

◎“수출 장기대책 모색하자”/산업구조 조정으로 경쟁력 보강부터/무역적자 감소위해 과소비 척결돼야/종합상사도 「복합상품수출」 형태로 돌파구 열것□대담:김성태 산업1부장 『최근의 수출부진은 고비용·저효율구조와 수출품목의 편중등 우리산업의 경쟁력이 구조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이것은 일시적인 현상이라기 보다는 근본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그 심각성이 매우 큽니다. 따라서 단기적인 대책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기초체력을 보강할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박수환 종합상사협의회회장(59·LG상사사장)은 수출부진의 원인과 처방을 이같이 진맥하고 『어려운 지금을 산업경쟁력의 기초체력을 보강할수 있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활용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박회장을 만나 최근의 업계 동향 및 대응방안등에 관해 들어봤다. ○주력수출품 맥못춰 ­지난 7월중 수출이 93년 1월이후 42개월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당초 예상보다 그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수출의 현주소와 수출부진의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주력수출품목의 가격이 떨어진데다 엔저영향이 겹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지요. 그러나 이 두가지 원인은 표면적인 것이고 실제 원인은 반도체 등 전기전자를 비롯해 화학, 철강등 주요 수출품목이 국제경쟁력을 잃어 해외시장에서 발붙일 곳이 점점 적어지는데 있습니다. ­내년도 수출이 더 걱정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업계는 앞으로의 수출전망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요. ▲수출물량이 줄은 것이 아니라 주력제품의 가격이 떨어져서 발생한 문제이기 때문에 단기간내에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제품의 국제경쟁력이 구조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에 내년 하반기쯤으로 예상되는 세계경기 회복때까지는 심한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수입줄이기 힘써야 ­어려운 수출환경속에서 우리 수출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정부와 업계, 모두가 팔을 걷어붙여야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업계 나름대로 수출촉진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은 있습니까. ▲현재의 수출부진은 우리 산업경쟁력이 취약하기 때문에 단기적인 해결책은 없다고 봅니다. 앞서 얘기했듯이 산업구조조정을 확실히 해 경쟁력 향상 부문에 모든 자원을 고루 분배하는 것만이 수출부진을 타개하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출부진과 함께 수입급증으로 인한 무역적자도 심각한 수준입니다. 무역적자폭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까. ▲수출만 늘린다고 무역적자가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수입을 줄이는데 모두가 앞장서야 할 때입니다. 기업의 경우 유망투자부문을 정확히 판단해 원자재 및 시설재도입에 신중을 기하고 가계부문에서도 건전한 소비문화 정착에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전반적인 과소비풍조를 없애는데 경제단체나 소비자단체등이 나설 때입니다. ­일본 엔화의 달러화에 대한 가치하락폭이 원화보다 훨씬 커짐에 따라 우리업계의 어려움이 날로 가중되고 있습니다. 업계의 환율불안정도는 어느정도나 되며 이같은 상황은 언제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십니까. ▲지적하다시피 가장 큰 고민거리 입니다. 환율문제는 정부가 환율을 조정할 수 있는 정책수단이 제한돼 있고 경제성장률, 실업률등 환율에 영향을 줄 변수가 많아 달러화의 강세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단정적으로 말하긴 곤란하지만 연내에 달러당 1백20엔수준까지 오른다면 업계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됩니다. 더욱이 엔화에 대한 원화가치 절상은 우리와 경쟁관계에 있는 일본과 해외에서 가격경쟁력을 회복하는 것을 가로막고 있어 수출이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결국 환율등 외부요인에 의한 우리나라경제가 흔들린다는 것은 국내 경제구조의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오랜 공직생활을 하셨던 박회장께서 기업의 입장에서 정부에 건의하고 싶은 경쟁력강화를 위해 제언한다면. ○규제 시급히 철폐를 ▲지금까지 종합상사들이 정부에 건의했던 사항들은 거의 받아들여졌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몇몇 핵심사항들은 빠져 있습니다. 일본상사들에 비해 제도적·법적 규제가 많다는 것이 대표적인 것이지요. 세계무대에서 운신의 폭을 넓히려면 해외투자시 금융 및 사업영역에 대한 규제를 시급히 철폐해야 합니다. 고비용구조를 해소할 수 있도록 금리 및 물류비용을 낮춰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아울러 수출보험, 연불수출금융 및 관세환급등 세계무역기구(WTO)가 허용하고 있는 각종 보조금을 대폭 확충해 줬으면 합니다. 참고로 일본의 예를 들면 우리보다 지원금규모가 50배이상이나 됩니다. ○수출경쟁력 도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입으로 국내 경영환경이 과거와는 전혀 다른 단계로 접어들었습니다. OECD가입이 국내 무역업계에 미칠 효과를 어떻게 보십니까. ▲국제금융시장에서 유리한 조건을 부여받고 선진국과의 통상마찰을 OECD 전체차원에서 객관적으로 다룰 수 있어 기존의 쌍무적협상을 다자간협상으로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지요. 반면에 자본이동의 자유화와 금융시장의 개방으로 물가불안과 환율절상등의 부정적인 면도 많습니다. 그러나 금융시장 개방에 따른 자금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것이 경쟁력 제고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업계의 수출부진을 타개하는데에는 나름대로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는데요. 종합상사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무엇이며 수익구조 건실화를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은. ▲고가품은 품질, 브랜드면에서 선진국에 밀리고 중저가품은 가격면에서 후발개도국에 뒤떨어지는 사면초가의 상태여서 마땅히 해외에 내다 팔 물건이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종합상사는 단순 수출입 대행만으로는 성장의 한계가 있습니다. 종합상사의 해외거점을 활용한 금융, 정보, 오거나이징기능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자원개발, 플랜트, 정보통신등 복합상품수출에 주력해야 합니다. 현재와 같은 단순 수출입 대행에 편중돼 있는 종합상사의 사업구조로는 수익을 늘리는데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루빨리 사업구조조정을 통해 고수익 분야를 강화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 플랜트 수출등 종합상사의 기능을 살린 복합거래를 늘려가야 합니다. 종합상사는 세계적인 네트워크에다 국제화된 유능한 인재를 많이 보유하고 있어 세계무대에서 할 일은 무궁무진합니다. ○신규사업 적극 추진 ­LG그룹의 대외수출 및 수입창구는 물론 그룹의 세계화 작업을 사업구조상 LG상사가 주도해야 할 것입니다. 그룹의 세계화전략의 방향과 LG상사의 21세기 자화상 및 장기비전은 무엇인지요. ▲LG그룹은 2005년까지 매출목표를 3백조원으로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글로벌라이제이션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LG상사의 해외시장 개척 노하우가 필수적입니다. LG상사는 그룹의 세계화전략을 지원하는 동시에 그룹차원의 시너지효과를 높이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특히 종합상사의 금융, 정보, 오거나이징 기능을 고도화해 자원개발, 유통, 해외부동산 개발, 사회간접자본 사업 등 신규사업을 대폭 확대하는 한편 선진국의 틈새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입니다. 이를위해 최대의 경영자원인 상사맨을 기업가형으로 육성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중점을 두어 명실상부한 세계 초우량 기업으로 육성시켜 나갈 방침입니다.<정리=고진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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