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아프간 피랍] 인질구출 더 어려워질 수도

6일 정상회담… 美, 아프간에 "강경대응 요구" <br>국내외 여론악화에 "모종의 합의 불가피" 분석도


5일(한국시각 6일 오후11시)로 예정된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정상회담에서 미국 측이 탈레반 무장세력에 대한 강경한 대응을 아프간 측에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지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이 5~6일 이틀간 캠프 데이비드에 머물며 한국인 인질사태와 탈레반 세력의 부상 및 아프간 아편 재배 문제에 대해 집중 논의할 것이라며 이같이 예상했다. 이 같은 관측이 현실화될 경우 아프간에 피랍된 한국인 인질 구출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그간 탈레반에 대해 미온적인 대응을 고수해온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이 상당한 압박에 놓일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회담을 지원하는 미국 관리들이 한국인 인질 석방을 위해서 무력사용 불배제 방침을 탈레반 측에 전달해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져 가뜩이나 진전이 없는 이번 피랍 사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 미국이 한국 정부의 동의 없인 군사력을 동원하지 않겠다는 입장과 대조적이다. 이 같은 요구가 실현될 경우 미국이 한층 강경태세로 전환했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부시 행정부 측은 앞서 이번 회담이 카르자이 정부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재확인하는 양국간의 거시적 ‘전략회의’라며 한국인 인질과 관련한 미국의 직접 개입을 일축했었다. WP는 미국의 100억달러 원조와 2만명의 군력을 지원받고 있는 아프간 정부가 테러단체와 관련한 결정을 미국의 동의 없이 독자적으로 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결국 탈레반의 궁극적 목표인 죄수 석방을 결정하는 데 미국의 입김이 상당 부분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한국인 인질들의 병세 악화 소식 등으로 국내외 여론이 들썩이고 지난 2일 아프간 남부 헬만드 주에서 미국 연합군의 공습으로 100여명의 탈레반 대원과 아프간 민간인이 다수 희생됐다는 보도로 양국 정상간에 사태진전을 위한 모종의 의견교환은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결국 이번 양국 정상회담이 한국인 인질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회담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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