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보카트호 아쉬운 무승부

한국 축구대표팀의 김두현(가운데)이 23일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세네갈과의 평가전 후반 29분 선제골을 터뜨린 뒤 동료 선수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박철중기자

독일월드컵 본선 첫 상대인 토고를 가상한 평가전이었지만 아쉬운 대목을 많이 남긴 한 판이었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23일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프리카 강호 세네갈과 평가전에서 후반 29분 김두현이 선제골을 터뜨렸으나 후반 35분 세네갈 공격수 무사 은디아예에게 동점골을 허용해 1대1로 아쉽게 비겼다. 아드보카트호는 지난해 10월 출범 이후 8승3무3패를 기록했고 한국은 세네갈과의 역대 전적에서 1무1패가 됐다. 지난 2월16일 멕시코전(1대0 승) 이후 이어오던 3연승 행진을 멈췄고 아프리카팀과는 1승1무를 기록했다. 박지성, 김남일, 이을용이 빠진 중원의 공백을 절감해야 했고 완성단계에 들어간 포백 수비라인의 불안감과 골 결정력 부족 등을 드러낸 경기였다. 설기현, 안정환, 이천수를 스리톱으로 배치하고 김두현, 백지훈, 이호를 미드필더진에, 김동진, 김진규, 최진철, 송종국을 포백에 포진시킨 아드보카트호는 전반 유연한 개인기를 앞세운 세네갈 공격수들에게 몇 차례 결정적인 돌파를 허용했다. 전반 16분에는 프레데릭 망디에게 왼쪽 측면을 완전히 뚫려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크로스를 받은 바바카르 게예에게 결정적인 찬스를 내줬으나 김동진의 육탄 방어로 간신히 실점을 막았다. 패스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몇 차례 더 슈팅을 허용하며 답답한 모습을 보이던 한국의 분위기를 바꿔놓은 것은 김두현의 캐넌 슛 한방이었다. 박지성 대신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김두현은 29분 정경호의 크로스를 박주영이 뒤로 살짝 내주자 아크 정면 쪽으로 달려들며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왼쪽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그러나 불과 6분 밖에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후반 35분 한국 진영 정면으로 돌진한 은디아예의 오른발 슈팅에 동점골을 헌납했다. 아드보카트호는 이후 김두현, 안정환 등이 다시 골을 노렸으나 결정력이 부족했다. 선제골의 주인공 김두현은 “아프리카 선수들이 유연하고 개인기가 좋아 2~3명이 강한 수비로 압박하고 체력의 우위를 점해야 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한국은 26일 오후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본선 3번째 상대인 스위스를 가상한 적수인 동유럽 다크호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국내에서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