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삼미 봉강부문이어 미·가법인도 매각결정/경영정상화위해 환부 절단

◎대규모 자금수혈로 누적채무 청산/“과실수확 눈앞” 해외사업 완전정리/그룹외형 축소·사업구조 재편 불가피삼미그룹이 주력계열사인 삼미특수강의 제강 및 강관 설비를 매각하는 동시에 해외사업까지 완전히 정리키로 한 것은 「회생을 위한 고단위 처방」이란 것이 재계의 분석이다. 이에따라 자산기준으로 재계 26위 그룹인 삼미의 외형은 대폭 축소될 수밖에 없으며 그룹의 사업구조에 일대 재편이 불가피하게 됐다. 삼미특수강이 포항제철에 매각을 추진하는 것은 냉연설비를 제외한 나머지 제강·압연·가공설비 등으로 특수강 공장의 심장에 해당하는 전기노까지 포함돼 있다. 따라서 삼미는 핵심설비인 제강분야와 이에 딸린 설비 일체를 처분한 뒤 열연강판(핫코일)을 사들여 냉연강판으로 만드는 가공처리업체로 전락하게 되는 셈이다. 기업들이 특히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삼미그룹이 심혈을 기울여온 북미 특수강공장의 매각이다. 삼미가 지난 89년 캐나다와 미국의 특수강공장을 인수, 설립한 삼미아틀라스와 삼미알텍은 특수강의 제강설비에서부터 열연강판·냉연강판 설비를 갖춘 일관 특수강공장이다. 지난해 12월 전임 김현철 회장은 동생인 김현배 회장에게 국내경영을 맡기면서 『북미법인의 경영정상화에 혼신의 힘을 쏟고 국내 경영에서는 완전히 손을 떼겠다』고 선언, 배수진을 쳤다. 삼미의 북미법인은 지난 94년부터 흑자로 돌아서고 매출액도 지난해 7천2백억원에서 올해 8천2백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경영이 호전돼 현지 증시에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이들 해외법인의 매출액 8천2백억원은 삼미특수강의 올해 예상매출액 1조2천억원의 70%에 육박하는 것이며 그룹 전체외형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 결국 삼미가 눈앞에 과실수확을 앞둔 해외투자법인까지 일괄 매각키로 한 것은 그룹 전반의 재무구조가 극히 악화돼 대규모 자금을 수혈받아야만 하는 절박함을 반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재계 17위까지 오르며 「세계 1위 특수강업체」로의 성장을 꿈꾸던 삼미가 휘청거리기 시작한 것은 이들 북미지역 투자단행 이후라는 것이 재계의 분석이다. 북미공장 인수와 함께 몰아닥친 특수강 경기불황으로 그룹 전체가 자금난에 시달렸다. 이후 자구노력의 일환으로 한성자동차 지분과 삼미 켄하, 삼미해운, 삼미슈퍼스타즈, 삼미유통, 31빌딩 등 계열사 및 보유부동산의 통폐합 및 매각을 추진했으나 삼미는 시황부진으로 92년부터 줄곧 적자를 기록, 누적채무가 1조원을 넘어섰다. 이 관계자는 『창원공장의 지난해 매출액 1조원 가운데 냉연강판이 52%를 차지했다』며 『부가가가치가 낮은 제강부문을 처분해 몸집을 가볍게 하는 동시에 해외부문 매각을 통해 자금을 수혈하면 재무구조를 양호한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삼미는 이에대한 대가로 재계 서열이 대폭 떨어져 재벌그룹이라는 명칭이 어울리지 않는 중견기업으로 주저앉는 수모를 겪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한상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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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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