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코스닥, 유상증자 열풍 ‘제동’

금융감독원이 등록기업의 유상증자 열풍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코스닥시장 상승을 틈타 부실기업들이 유상증자에 나서는 사례가 많아, 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유상증자를 위해 유가증권신고서 제출을 하려는 코스닥기업들에게 유상증자 일정 연기를 권유하고 있다. 코스닥등록기업인 A사는 8월초 증자대금 납입을 목표로 주주우선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려 했지만, 금융감독원의 일정 연기를 통보 받고 유상증자 일정을 재조정하고 있다. 또 D사는 유상증자를 위해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하려 했지만, 금융감독원의 일정연기 권유를 받고 유상증자 자체를 재검토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등록기업의 유상증자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은 상반기 결산보고서가 나온후 투자자들과 주주들이 유상증자에 참여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적이나 재무상태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주와 투자자들이 시장상승만을 믿고 유상증자에 참여해 피해를 보는 것을 막겠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김권섭 금융감독원 공시심사2팀장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상반기 결산보고서가 나온후 유상증자 청약이 가능하도록 일정 조정을 권유하고 있다”며 “강제적으로 일정조정을 할 수는 없는 만큼 증자를 앞둔 기업들에게 협조를 요청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의 유상증자 일정조정을 통보 받은 기업들은 “감독당국이 단 한푼의 돈이라도 아쉬운 코스닥기업의 현실을 외면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신규사업 진출ㆍ시설투자 등을 위해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만큼 증자가 늦춰질수록 영업에 차질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김 팀장은 “길어야 1주일 정도 증자 일정 연기에 허덕이는 기업이라면 재무구조상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코스닥 시장 상승을 틈탄 무분별한 유상증자는 주주가치를 훼손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올들어 지난 17일까지 유상증자를 결의한 코스닥기업은 모두 98개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3% 증가했다. <김현수기자 h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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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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