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마트 '일보후퇴'로 수수료분쟁 소강

추석 카드대란 없을 듯…싸움 불씨는 여전

최고경영자까지 나서 카드사 없이도 영업을 할수 있을 것처럼 호언장담하던 신세계 이마트가 일보 후퇴하면서 카드사와 이마트의수수료 분쟁이 일단 소강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마트는 비씨카드에 이어 KB카드와 LG카드가 수수료 인상을 단행하기 직전인지난 3일 오후 전격적으로 입장을 선회해 수수료 인상이 되더라도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마트의 전격적인 입장 선회로 소비자들은 당초 우려됐던 추석 카드대란을 피할 수 있게됐다. ◆ 이마트 영업 타격 우려로 입장 바꿔 이마트는 지난 1일 비씨카드가 수수료 인상을 단행한 직후 곧바로 가맹점 계약을 해지한뒤 KB카드, LG카드 등 다른 카드사들에 대해서도 수수료를 인상하면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마트는 또 최악의 경우 모든 카드사와 가맹점 계약을 해지한뒤 현금만 받고가맹점 수수료만큼 소비자 가격을 내리겠다고 밝혀 카드를 받지 않고도 영업을 할수 있다는 자신만만한 입장이었다. 그러나 KB카드와 LG카드가 이마트의 제소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으면서도 인상 의지를 굽히지 않고, 제휴사인 삼성카드마저 수수료 인상 대열에 합류할 조짐을 보이자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가맹점 계약해지 방침을 철회했다. 이마트는 표면적으로는 추석 대목을 앞두고 우려되는 소비자 불편을 덜기 위해서라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걸었지만 결국 카드결제 거부로 영업에 치명적인 타격을받게 될 것을 우려해 입장을 바꿨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소비자들의 생활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는 카드 시스템을 거부하고서는 현실적으로 영업을 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이마트의 속내는 카드사 분열과 확전 이마트는 KB카드와 LG카드의 경우 수수료를 인상하더라도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지 않고 카드를 받되 가맹점 계약을 이미 해지한 비씨카드는 계속 카드를 받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이는 카드사들이 할인점 업계의 맏형격인 이마트를 집중 공격하는 상황을 일단모면하고 분리 대응으로 카드사간 분열을 시도하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 공정위에 카드사들을 가격차별 행위로 제소한 만큼 시간을 벌어 수수료 분쟁을 카드업계 전체와 할인점 업계 전체의 대결 국면으로 이끌어가자는 속셈도 있는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카드사들은 이마트 뿐만 아니라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모든 할인점에 대해서도 수수료를 현실화하겠다는 입장을 이미 밝힌 바 있고 실제로 물밑접촉도갖고 있어 이마트측의 가격차별 주장은 말이 안된다는 입장이다. 카드사들은 이마트측의 분리 대응 전략에도 불구하고 수수료 문제는 카드사 존립과 관계된 근본적인 문제여서 어느 한 카드사가 수수료 인상 방침을 철회할 가능성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 이마트가 카드사별 차별 대응으로 비씨카드만 거부하게 된다면 2천600만명에달하는 비씨카드 회원을 차별하는 것이 돼 오히려 비난을 사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마트 부당이득 반환 청구소송 `논란' 이마트는 KB카드, LG카드와의 가맹점 계약 만료 시점이 점포별로 11월부터 시작되는 만큼 KB카드 LG카드가 수수료를 일방적으로 인상하면 수수료 인상분을 추후 부당이득 반환청구소송을 통해 돌려받을 방침이다. 가맹점 계약 해지 보류로 카드결제 거부에 따른 영업상의 차질을 일단 막고 수수료 인상으로 인한 손실분도 추후에 돌려받겠다는 것이다. 카드사들은 이마트의 이같은 방침은 수수료 인상 절대 불가라는 기존의 입장을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아울러 카드사들은 이마트의 부당이득 반환 청구소송 방침과 관련, 이마트도 현금결제 회원에 대해 가격을 내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객이 현금으로 결제하면 가맹점 수수료인 1.5%(매출액 기준)만큼 이마트가 추가 이익을 내고 있으므로 수수료 인상 불가 방침의 명분으로 내걸고 있는 소비자 이익을 위해 현금결제 고객에 대해서는 물건값을 깎아줘야 한다는 것이다. ◆추석후 분쟁 재발 가능성 높아 이마트의 전격적인 입장 선회로 수수료 분쟁이 일단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지만빠르면 추석 직후, 늦어도 11월부터 재점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카드사와 이마트 양측 모두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수수료 분쟁을 지속할 경우 여론의 거센 비난을 면할 수 없어 휴전상태에 들어갔지만 추석 이후에는다시 힘겨루기에 나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양측은 지금까지 제대로된 협상도 한 번 갖지 않은채 장외에서 `입씨름'만 하다 휴전에 들어간 상태여서 추석 이후 카드사들이 이마트를 비롯해 할인점업계 전체에 대해 수수료 인상에 나설 경우 사태가 더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 때문에 시민단체들은 수수료 분쟁이 결국 소비자 피해로 潔沮測?만큼 양측이 협상을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서영경 YMCA 신용사회운동사무국 팀장은 할인점 등 가맹점에 대해서는 "신용카드 사용 확대에 따른 매출 증대와 이익 실현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합리적인 조정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 팀장은 또 카드사에 대해서도 "신용판매를 통한 수익구조 개선의 필요성이있더라도 수수료 인상이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우선 인식하고 절충점을 찾아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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