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하이일드펀드' 稅감면·분리과세 '두토끼'

정크본드 10% 이상 편입 '하이일드펀드' 내달 중순 출시<br>기존 채권형 펀드보다 10%P 절세 가능<br>2009년까지 한시혜택…자산가들 관심<br>"투기등급기업 옥석가리기 우선" 지적도



정크본드(BB+ 등급 이하 투기등급 채권)를 10% 이상 편입하는 하이일드펀드(High Yield Fundㆍ고수익 고위험 투자신탁)가 다음달 중순부터 본격 출시될 예정이다. 이 상품은 세금감면과 분리과세 혜택이 부여돼 채권으로 분산투자를 원하는 자산가들의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정크본드는 2개 이상 신용평가사에 의해 투기등급 평가를 받은 채권과 어음이다. 일반 회사채는 물론 주식으로 전환이 가능한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기업어음(CP)도 포함된다. 정부는 10% 이상의 정크본드를 편입하면서 자산의 60% 이상을 국내 채권에 투자하는 하이일드펀드에 2009년까지 3년간 한시적으로 세제혜택을 부여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투자원금 1억원 이하일 경우 이자와 배당소득에 대해 5.5%의 낮은 세율(소득세+주민세)과 분리과세 혜택이 적용된다. 투자원금이 1억원 이상이 될 경우에는 계좌를 여러 개 만들면 된다. 이는 일반 채권형 펀드의 세율 15.4%와 비교할 때 10%포인트 가량의 절세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기존 채권형 펀드에 1억원을 투자해 연 6.5%의 수익률을 올린다고 할 경우 실질수익률은 5.499%(549만9,000원)지만 하이일드펀드에 투자하면 6.143%(614만3,000원)로 높아진다. 금융소득이 많은 자산가들에게는 분리과세도 큰 혜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근로소득과 이자, 배당소득을 합쳐 8,000만원 이상인 종합과세 대상자는 35%의 세금을 내고 있으나 하이일드펀드에서 올린 수익은 분리과세를 받게 된다. 자산운용사들은 조세특례제한법시행령이 입법예고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시행되는대로 약관승인을 받고 2월 중순께부터 증권사를 통해 상품판매에 들어갈 계획이다. 현재 우리크레디트스위스, 한국투신운용, KB자산운용, 푸르덴셜자산운용, 대한투신운용, SH자산운용, 동양투신운용 등 자산운용사들이 하이일드 펀드를 내놓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운용사들은 내심 연간 목표수익률을 7% 안팎으로 잡고 PB고객 등 투자자를 상대로 마케팅을 펼칠 방침이다. 단두연 한국투신운용 차장은 “하이일드펀드는 순수채권형과 채권혼합형 상품으로 나올 예정인데, 운용사들이 순수채권형은 연 6~7%, 채권혼합형은 연 7~8%의 목표수익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채권형 펀드임에도 고수익이 기대되자 최근 운용사에는 상품구조나 수익성, 리스크, 출시 시기 등을 묻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동수 KB자산운용 대리는 “하이일드펀드가 고금리 메리트에다 세제혜택을 무기로 점차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한다”며 “자산이 있는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하이일드펀드 시장의 확대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영국은행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하이일드 시장 규모는 20조달러 가량으로 2년전보다 300%나 급증했고, 2008년에는 33조달러 가량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현재 국내 채권형펀드 중에는 BB+급 이하의 정크본드를 편입한 곳이 한 곳도 없어 정크본드가 거래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약관상 정크본드 편입이 금지돼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이일드펀드가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신용평가사들로부터 투자부적격등급을 받은 기업 가운데 내실이 있는 기업을 가려내는 작업이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박현철 한국펀드평가 애널리스트는 “나름대로 안정성을 갖춘 정크펀드를 얼마나 편입할 수 있느냐가 하이일드펀드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며 “현재 투기등급의 기업이 많지 않아 초기에는 관련펀드들이 포트폴리오 구성에 애로를 겪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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