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도하 아시안게임과 DMB

아시아인의 스포츠 축제인 제15회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이 지난 1일 개막됐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경기중계에 모바일 방송이 도입돼 특히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회기간 중 카타르에서는 휴대폰 등 모바일 기기를 통해 경기 내용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카타르는 아시안게임에 모바일 방송을 도입하기 위해 유럽형인 노키아의 DVBH와 우리나라의 DMB를 놓고 저울질했지만 결국 DVBH를 선택했다. ‘DMB의 세계화’를 추진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그러나 우리가 더욱 아쉽게 생각해야 할 것은 따로 있다. DVBH 휴대폰의 공급업체가 다름 아닌 삼성전자라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도하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에 1,000여대의 DVBH폰을 공급했다. 모바일 방송 채택과는 별개로 단말기는 수출된 셈이다. 그동안 국내 IT 시장은 통신서비스가 테스트베드(실험장) 역할을 하면 곧바로 휴대폰 등 단말기를 실험해 해외에 수출하는 제조업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이러다 보니 통신서비스 자체는 홀대 받는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실제 올 들어 국내에서는 휴대인터넷(와이브로), 초고속이동통신(HSDPA) 등 다양한 차세대 통신서비스가 선보였지만 이들의 초기시장 활약은 미진하기만 하다. 지상파 DMB도 마땅한 수익원을 찾지 못해 서비스 사업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 같은 구도에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와이브로만 보더라도 세계에서 처음으로 상용화한 국내에서는 가입자가 미미하지만 관련 장비나 시스템은 줄줄이 수출 대열에 오르고 있다. 이는 국내 통신서비스 시장이 더 이상 테스트베드 역할로만 제한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국내 통신서비스 산업은 단순히 제조업의 수출을 지원 사격하는 ‘하청 산업’에서 벗어나 직접 해외진출에 나서야 한다. 여기에는 KT와 SK텔레콤 등 통신서비스 사업자들의 자체 경쟁력 강화와 함께 규제 완화를 비롯한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오는 2007년은 국내 통신서비스 산업이 국민의 호주머니보다 해외 수출을 통한 매출 확대를 꾀하는 변화의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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