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IT 3인방', 동반 부활 나섰다
삼성그룹의 기둥이나 다름없는 '삼성 IT(정보기술) 3인방'(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I)이 증시에서 동반 부활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부동의 시가총액 1위 종목 삼성전자가 3.4분기에 전반적 실적호조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는 가운데 그간 시장의 관심에서 한 발 밀려나 있던 삼성전기와 삼성SDI가 다시 시장의 중심부로 복귀할 가능성이 점쳐지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2조원대 회복 = 사상 최고치를 넘은 뒤에도 저항없이 상승세를 펼치고 있는 시장의 현재 최고 관심사는 기업들의 3.4분기 실적이다.
그 중에서도 지난 2.4분기 2조원 아래로 밀려난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다시 2조원선 위로 올라올 수 있느냐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으며 현재까지시장의 관측을 종합해보면 "최소한 이 정도는 가능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진다.
삼성전자 IR책임자 주우식 전무는 지난 8일 "3.4분기의 실적 개선추세는 당초예상보다 결코 적지 않은 수준"이라고 밝혀 시장의 기대를 크게 모으고 있다.
그는 낸드 플래시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수요가 크게 좋아지고 있고 D램 역시가격 안정세로 수익성이 개선되는 등 반도체 부문이 강세인데다 LCD부문 역시 노트북과 TV용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면서 발생한 가격 상승과 함께 원가절감이 이뤄지고있어 연말까지는 실적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시장의 분석도 주 전무의 언급내용과 대동소이한 상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추정한 삼성전자의 3.4분기 영업이익 규모는 2조2천억원선에 이른다.
외국계들 역시 다이와증권이 지난 주말 반도체, LCD를 중심으로 삼성전자의 3.4분기 실적회복이 확실시되고 4.4분기에는 실적 모멘텀이 기대된다며 목표가를 60만원에서 66만원으로 올렸다.
리만 브라더스도 "우려와 달리 3.4분기 휴대전화 출하량은 예상을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며 목표가를 58만원에서 63만원으로 상향하는 등 긍정적 전망이 우세하다.
메리츠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반도체와 LCD, 휴대전화 등 주요 분야에서 업황개선신호가 나타나고 있어 실적개선 추세를 고려하면 주가는 사상 최고치 돌파도 가능하다"는 전망과 함께 새 목표가로 69만원을 제시했다.
특히 이날 삼성전자는 세계 휴대전화나 MP3뿐 아니라 디지털 기기에 광범위하게사용되는 플래시 메모리 분야에서 세계 최초로 50나노 기술을 이용한 16기가 제품개발에 성공, 주가에 날개를 달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주가는 제품 개발을 재료로 장중 60만원선을 '터치'한 뒤 차익매물 출회로 지난 주말과 같은 58만9천원에 마감했다.
◆ 삼성전기.SDI, "우리도 있어요" = 삼성 IT 3인방의 실적전망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삼성전기와 삼성SDI 등 한 때 시가총액 10위권의 최정상 종목에 속해있다실적부진으로 밀려나 있던 종목들이 3.4분기를 기점으로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CJ투자증권은 8일 1년여 이상 증권사들의 '매수' 추천대열에서 탈락해 있던 삼성전기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올렸다.
3.4분기에도 영업적자가 예상돼 4개 분기 연속 적자의 늪을 완전히 탈출하지는못하겠지만 적자 규모는 15억원에 그치고 국내외 영업장을 합친 연결기준으로는 91억원의 흑자가 예상되는 등 실적 반전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게 근거였다.
부문별로는 수익성이 극도로 악화됐던 발광 다이오드(LED)가 휴대폰 광원으로채용되면서 실적 저점에서 벗어나고 있는 점, 오랜 적자부문이었던 플립칩 BGA도 PC경기 호조로 흑자를 유지하고 있는 점, 카메라모듈에서 4.4분기부터 신규거래선의물량증가가 가시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는 점 등이 제시됐다.
CJ의 '매수'선언에 이어 UBS도 유사한 근거를 바탕으로 '매수'의견을 제시하고목표가도 종전 3만5천원에서 3만8천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같은 전망에 힘입어 삼성전기의 주가도 지난달 30일 이후 이날까지 10거래일중 9일을 상승하는 기염을 토하며 2만4천원대에서 2만9천200원까지 19% 상승률을 기록했다.
삼성SDI 역시 디스플레이 경기의 호조에 힘입어 3.4분기 실적 반전 종목의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CSFB는 최근 보고서에서 "계절적 요인에 따른 CRT(브라운관)부문의 회복과 모바일 디스플레이 부문의 향상, PDP부문의 강세 등 주요 사업부문들이 예상대로 정상궤도를 밟아가고 있다"는 평가를 제시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 상반기 11∼13%에 달했던 PDP패널가 하락률이 3.4분기에는 3∼5%에 그치고 있다며 10만원 전후에서 '비중확대'를 권유했다.
삼성SDI의 주가도 이를 바탕으로 이달 들어 8거래일중 7일간 상승하면서 12일 10만6천원으로 마감, 이달 들어서만 9%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입력시간 : 2005/09/12 1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