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골프]명사의 골프엿보기

내기골프에서 스킨을 하나도 따지 못하면 목욕을 하지 말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그러나 한가지 더 골프매너가 별로인 사람도 목욕을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정규 18홀 코스이든 아니면 퍼블릭코스라 할지라도 골프는 티 샷에서부터 홀 아웃할 때까지 꼭 지켜야 할 두가지 원칙이 있다. 하나는 룰이고, 다른 하나는 매너다. 여기선 갤러리의 매너보다 동반자의 매너를 논하고자 한다. 대부분의 운동종목이 국제적으로 일정한 규격과 시설 속에서 심판의 감시하에 시합을 하지만 골프는 자연환경에 따라 코스가 다 틀리고 또 홀마다 모양도 각양각색이며 심판이 별도로 따라 다니지도 않는다. 그래서 어느 운동종목보다 룰이 엄격하게 적용돼야 하고, 정중동(靜中動)으로 플레이가 되기 때문에 그때그때 상황에 맞는 매너를 지켜야 한다. 이 두가지 원칙의 차의점은 룰은 어기면 벌타를 받거나 실격돼 스코어에 불리하지만 매너는 어긴다해도 별다른 제재가 없다. 해서 어느 원칙에 더 충실해야 하는가가 간혹 논란이 되는데 주말골퍼는 둘다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대부분의 룰은 규제가 우선이고 매너, 특히 동반경기자에 대한 매너는 배려가 먼저다. 동반자가 볼을 터치하나 안하나 감시하고 또는 보기를 했는지, 더블보기를 했는지 스코어를 따지는 매너는 정말 꼴불견이다. 룰은 모르면 자기에게 불리한 쪽으로 적용하고 매너는 동반자에게 편리한 쪽으로 적용하면 거의가 틀림없다. 룰은 3㎝도 컵인을 해야 홀 아웃되지만 매너는 3㎙라도 OK를 줄 수가 있다. 룰은 홀에서 조금이라도 뒤로 가 드롭하지만 매너는 홀 가까이 그것도 치기 편한 장소에서 드롭하게 한다. 이 두가지 원칙은 지키는 것 자체가 중요하지만 경우에 따라 자기 자신에게는 불리한 룰을 적용하고 동반자에게는 편리한 매너를 적용하자는 게 필자의 주장이다. 내가 아는 모 인사는 본인이 트러블에 빠졌을 때는 조금 더 불리한 쪽에서 플레이하고 동반자에게는 구제할 방법을 제시한다. 룰에 어긋나면 우리끼린데 하고 기꺼이 공범(?)을 자처 하면서까지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이게 꼭 맞는 일은 아닐지 모르나 골프를 즐기러 나온 주말골퍼 본래의 뜻을 생각해 본다면 원칙주의자보다 수더분한 공범자도 괜찮다고 본다. 모든 골퍼들이 서로서로 이런 마음, 즉 자기 자신한테 엄격하고 동반자는 배려하면서 라운드한다면 골프는 항상 즐겁고 이런 골퍼들은 누구나 목욕할 자격이 있는 것이다. 입력시간 2000/05/21 16:55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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