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환은행 인수전 참여시점 논란

국민은행과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전 참여시점을 놓고 금융계에서 적정성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인수 욕심때문에 제반 상황을 제대로 살펴보지 않은 채 뛰어들어 국익을 해칠우려가 있다는 주장과 인수전 참여시점과 협상력은 별개의 문제라는 주장이 맞서고있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논란은 국민은행이 지난 6일 외환은행 인수 관련 비밀유지약정서(CA)를 제출하고 전격적으로 인수전에 참여하면서 촉발됐다. 금융계 일각에서는 주변여건이 론스타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상황에서 국민은행이 성급하게 인수전에 참여하는 바람에 론스타의 매각전략에 말려들었다는 불만이터져나왔다. 정치권이 2003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적정성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검찰이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자격여부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 데, 굳이 외환은행의주가가 치솟은 시점에 뛰어들어 가격협상력을 떨어뜨릴 필요가 있느냐는 것. '버티기 작전'을 상정하고 있던 하나금융은 CEO(최고경영자)급 채널을 통해 국민은행에 인수전 참여를 연기하는데 동참을 요청했지만 국민은행은 이를 받아들이지않았다는 후문이다. 결국 국민은행이 외환은행에 대한 온라인 실사에 착수하는 등 외환은행 인수전이 하나금융을 배제한 가운데 진전되고 탈락설까지 나돌자 하나금융도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뒤늦게 인수전에 합류했다는 것이다. 금융계 고위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몸집을 불려 확실한 '국내 리딩뱅크' 자리를차지하겠다는 욕심 때문에 국익을 도외시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전했다. 2003년 외환은행 인수가격은 1조4천억원 가량. 현재 외환은행 시가총액에 따른지분 가치가 4조6천억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론스타는 2년 만에 최소 3조원이 넘는 '대박'을 터뜨릴 것으로 추정된다. 15일에는 금융계뿐 아니라 한나라당, 민노당,민주당 등 야당들이 "검찰의 론스타 조사결과가 나온 뒤 외환은행 매각을 진행해야 한다"며 매각중단 촉구 결의안을제출하겠다고 선언, 인수전 참여시점 논란은 증폭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인수전 참여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는 주장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금융계 한쪽에서는 하나금융이 인수전 참여를 놓고 '심리전', '편법'을 쓴 데비해 국민은행은 '정공법'을 썼을 뿐이며 참여시점의 적정성 논란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매각주체의 일정에 따라 정상적으로 CA를 내고 실사한다고 해서 반드시 높은 가격을 내고 인수할 것이란 논리는 어불성설이고, 실사를 통해 외환은행의 가치를 정확히 판단해 그에 걸맞은 가격만 지불하면 된다는 말이다. 특히 외국계 금융기관에서 잔뼈가 굵은 강정원 국민은행장의 스타일이 신사협정은 잘 지키지만 물샐 틈 없는 '프로페셔널'이란 점에서도 론스타의 전략에 호락호락넘어가지 않을 것이란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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