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에 대한 채권단의 출자전환은 현대의 경영권과 지주회사 변화는 물론 금강산 개발사업 등 대북사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우선 1조원 이상의 출자전환이 현실화되면 대주주 책임문제가 불가피해 정몽헌 회장이 경영권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윤규 사장과 김재수 부사장도 모두 물러날 전망이다.
정 회장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건설 지분 6.38%는 채권단이 출자전환 뒤 대주주 주식의 소각 방침을 내세우고 있어 휴지가 될 공산이 높다. 그러나 상선을 지주회사로 한 소그룹의 지배력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현대의 법통을 상징하는 건설을 포기하고 상선을 주축으로 한 새로운 소그룹 체제를 구축, 현대재건을 꿈꾸며 경영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상선은 중공업 12.46%, 전자 9.25%, 증권 16.65%, 종합상사 6.63%를 갖고 있어 예전의 건설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대북사업은 건설이 출자전환으로 현대의 우산에서 벗어나게 됨에 따라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건설은 현대에서 대북사업을 전담하는 아산의 2대 주주(19.8%)다.
자본잠식 상태인 아산이 대북사업을 활력있게 하려면 증자가 필요하지만 채권단이 건설의 아산 증자참여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 확실한 만큼 대북사업이 전반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현대와 북한 그리고 정부가 대북사업의 위축을 원하지 않는 만큼 어떤 식으로든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임석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