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주자 ‘세피아Ⅱ’ 내일부터 시판/내달 국내 첫 중형급 왜건 「파크타운」/뒤이어 1.5박스형 미니밴 「KV-Ⅱ」/12월엔 크레도스 변형모델 출시『80년대 초 수렁에 빠진 기아를 끌어낸 봉고신화를 재현하겠습니다.』
지난 7일 부도유예대상 기업으로 지정된 뒤 첫 개최된 기아자동차 세피아Ⅱ 신차발표회에서 기아의 최고경영진들이 한 말이다. 이날 발표회는 축제라기 보다 비장한 회생의지를 다지는 결의의 장이었다.
기아는 제2의 봉고신화를 창조하는 기적을 연출할 수 있을 것인가. 그 여부는 당장 세피아Ⅱ를 비롯 연말까지 매달 몇개씩 쏟아지는 신차의 향방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기아는 세피아Ⅱ를 12일부터 판매하는 것을 시작으로 모두 7개모델을 내놓게 된다.
▲8월의 차=세피아Ⅱ(배기량 1.5∼1.8)다. 기존 세피아에 비해 깨끗하고 심플한 라운드 스타일과 안전성, 널찍한 실내공간을 강조했다. 가격은 3천2백억원이라는 대규모 개발비를 들였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기존 세피아에 비해 모델별로 10만∼14만원씩 인하한 점이 특징. 기존 세피아에 비해 실내길이 80㎜(1천8백70㎜), 실내너비 5㎜(1천4백10㎜), 실내높이 40㎜(1천1백60㎜)를 확대해 공간을 키웠고 국내 최초로 저폭발 에어백을 장착, 아동과 노약자의 에어백 사고방지를 배려했다.
▲9월의 차=세단형 크레도스의 언더보디를 이용해 개발한 왜건형 승용차인 「파크타운」(배기량 1.8, 2.0)을 내놓는다. 현대 아반떼 투어링과 비슷한 외형이나 아반떼가 준중형차인데 비해 이 차는 국내 최초의 중형급 왜건인 점이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먹혀들지 주목된다.
▲10·11월의 차=현대 스타렉스, 현대정공 싼타모와 외형이 비슷한 전략차종 「KVⅡ」(7∼9인승)가 나온다. 포드 「윈드스타」, 크라이슬러 「캐러밴」과 동일한 제품 컨셉트로 개발된 1.5박스형 미니밴이다. 스타렉스(7∼12인승)와 싼타모(5∼7인승)가 양분하고 있는 국내 미니밴 시장의 복병이다. 이 차는 실내공간이 작은 싼타모, 차량높이가 높은 스타렉스와 달리 길이와 너비는 싼타모는 물론 스타렉스보다 큰 반면 차량 높이는 오히려 스타렉스보다 낮아 코너링이 우수하고 운전에 안정감이 높다. 기본형 예상가격은 약 1천4백만원대. 스타렉스(1천39만∼1천4백91만원), 싼타모(1천1백90만∼1천9백38만원)와 큰 차가 없어 기대할 만하다.
또 1톤 상용차 베이스로 후륜구동형(FR)인 스타렉스와 달리 전륜구동형(FF)으로 정숙성이 뛰어나 샐러리맨의 출퇴근용으로 각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2월의 차=크레도스 변형모델(마이너체인지)이 나온다. 실내공간은 경쟁차인 쏘나타Ⅲ, 레간자에 비해 넓으나 약해보인다는 지적에 따라 뒷트렁크를 높이고 볼륨감을 강조한게 강점이다.
기아는 이밖에도 아벨라 변형모델과 엔터프라이즈2.5와 포텐샤2.5도 하반기에 연속 출시, 차별화 전략을 쓰기로 했다. 현재 2.5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현대 그랜저를 압박하기 위해 엔터프라이즈2.5는 고가로, 포텐샤2.5는 저가전략을 펴기로 했다.<정승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