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유럽연합(EU)발 반독점 악재에 급제동이 걸리면서 4개월만에 가장 크게 떨어졌다.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 보다 4.06%(6만1,000원) 내린 144만2,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로써 150만원을 웃돌던 삼성전자는 최근 5거래일간 5.94% 내리며 140만원대로 추락했다. 삼성전자의 이날 하락폭은 지난 8월27일(7.45%) 이후 가장 컸다. 삼성전자의 급락에 이날 코스피지수도 19.08포인트 내린 1,980.42로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의 하락은 EU 집행위원회가 이르면 올해 안에 반독점법 위반 혐의 조사 결과를 공식 발표한다고 알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초 EU 집행위는 애플에 소송을 제기한 삼성전자를 상대로 표준 특허의 공정한 사용을 보장하는 프랜드(FRAND) 규정을 위반하고 권한을 남용했다는 혐의로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여기에 대표적 인덱스 펀드인 뱅가드가 지난 10월 원가 절감을 위해 벤치마크 지수를 다음달부터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에서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로 바꾸기로 결정한 점도 수급적 차원에서 악재로 작용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하락한 요인 가운데 하나는 EU 집행위의 반독점법 위반 조사 결과 발표”라며 “주가가 오른 상황에서 혹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차익실현을 위한 매물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은 뱅가드가 벤치마크 지수를 MSCI에서 FTSE로 바꿔 내년부터 포트폴리오 변경에 나설 수 있다는 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줬다”며 “최근 국내외 증시에서 IT섹터가 아닌 다른 부분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차익실현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도 삼성전자 주가에 부정적 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덧붙였다.
반면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실적 향상 등이 기대되고 있어 앞으로 주가 전망은 밝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EU의 반독점법 위반 혐의 조사 발표나 뱅가드 투자 포트폴리오 변화 등이 단기 악재일 뿐 앞으로 주가 상승 추세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한다는 지적이다.
구자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앞으로 꾸준한 실적 향상이 전망돼 기업가치에는 큰 문제가 없다”며 “주가도 앞으로 상승 추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도 “주가의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실적이 앞으로 증가 추세를 이어갈 전망”이라며 “삼성전자의 4ㆍ4분기 영업이익은 8조7,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6.6% 가량 증가하고 내년 영업이익도 36조8,13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