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월이후… 4대재벌 15조 상환회사채 발행등 직접조달 통해
60대 그룹이 지난 3월 이후 6개월새 30조원 가까운 빚을 줄인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 부진에 따라 투자를 줄이고 은행 빚을 대거 상환하는 대신 직접 시장에서 공모 형식으로 회사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4대 그룹이 60대 그룹에서 차지하는 빚 점유 규모가 줄어드는 등 재벌로의 '빚 집중화 현상'은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5일 금융감독원과 은행연합회 기업신용정보망(CRT) 자료에 따르면 오는 2001년 60대 주채무계열(빚 순위 기준)에 대한 금융권의 9월 말 현재 총신용공여액은 142조2,274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3월 말의 170조9,134억원에 비해 6개월 동안 28조6,859억원(20.16%)이나 급감한 것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서도 18조5,911억원이 감소한 규모다.
60대 그룹 중 삼성ㆍ현대ㆍLGㆍSK 등 4대 그룹의 신용공여 감축폭이 더욱 컸다. 4대 그룹의 9월 말 현재 신용공여 잔액은 66조6,265억원으로 3월 말에 비해 15조7,774억원이 줄어 전체 감소액의 55%를 차지했다.
30대 그룹으로도 3월부터 9월까지 24조9,083억원이 줄어, 60대 그룹 전체 여신 감소액의 86.83%를 점유했다.
여신규모 상위 그룹들의 빚 감소폭이 커짐에 따라 4대 그룹의 '빚 집중화' 현상도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월 48.21%까지 올랐던 4대 그룹의 60대 그룹 내 빚 점유비율은 6월 말 47.53%까지 내려 앉은 뒤, 9월 말에는 46.84%까지 떨어졌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대기업들이 직접시장에서 자금조달을 늘리는 등 이른바 '재무 리스트럭처링'에 나서면서 여신분포에도 변화가 일기 시작한 것 같다"며 "최근 주식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있어 이 같은 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3월 말 여신 잔액은 지난해 말에 비해 10조원 가량 늘었었는데, 이는 기업들이 통상 연말에 부채비율 축소 등을 위해 은행 빚을 집중적으로 줄이다가 연초 줄인 부분 만큼 다시 빌려 쓰기 때문이다.
김영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