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국의 강한 기업] 박일용 웰크론 기술마케팅팀 부장

나노섬유에 미쳐 4년째 기숙사서 '먹고 자고'


"가능성 하나만 믿고 뛰어들었던 나노섬유가 제 생활의 가장 큰 자부심입니다." 웰크론의 충북 음성공장에서 근무하는 박일용(37) 멜트브로운(Melt-blown) 기술마케팅팀 부장은 최근 밤낮없이 100% 돌아가는 생산설비를 보면 뿌듯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웰크론이 신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한 지난 2004년부터 멜트브로운 설비구축 및 섬유개발 현장에서 밑바닥을 다져왔던 장본인이 바로 박 부장이기 때문이다. 멜트브로운이란 고분자 복합소재를 고열ㆍ고압의 바람을 이용해 섬유를 방사하는 제조공법으로 고부가가치 나노섬유를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설비다. 박 부장이 웰크론으로 이직을 결심한 것도 바로 멜트브로운 공법을 이용한 나노소재의 성장가능성을 확신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그의 남다른 열의와 일욕심은 회사 안팎에서도 널리 명성을 얻고 있다. 박부장은 현재 4년 째 공장 기숙사에서 직원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가족이 있는 천안에서 음성까지는 차로 1시간에 불과한 거리지만 팀관리와 제품개발, 마케팅까지 도맡다 보니 툭하면 퇴근시간이 늦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2차전지 분리막이나 방탄 섬유, 울파필터 등 무궁무진한 시장가능성을 지닌 제품개발이 한창이라 박 부장은 한동안 기숙사 생활을 이어나갈 생각이다. 지금은 일벌레로 통하는 그가 웰크론에서 맡은 첫 임무는 멜트브로운 설비를 구축하는 일이었다. 미국 장비제조업체에 설계도를 맡기고 곧장 미국으로 날아가 3개월간 작동 및 운영 교육을 받았다. 2005년 겨울부터는 반제품 상태로 들어온 설비를 직원들과 함께 조립해 나갔다. "조립을 위해서 공장 안에 들여온 중장비가 지독한 매연을 내뿜다 보니 한겨울에도 모든 창문을 열어놓을 수 밖에 없었어요. 공장 안 온도가 영하 18℃였지만 머릿속에는 하루빨리 설비를 구축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2개월에 걸쳐 조립을 끝냈지만 생산일정은 기약없이 늦춰졌다. 설비에서 사소한 문제점이 끊임없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설비를 제공한 미국업체는 결함을 인정하지 않았다. 박부장은 기계의 결함을 분석해 끊임없이 업체에 문제를 제기했다. 박부장은 "미국 엔지니어의 멱살까지 잡아가면서 물고 늘어지자 설비제조업체도 결국 문제점을 인정하기 시작했다"며 "나중에는 몰랐던 결함을 알게 해줬다며 오히려 감사편지를 주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박 부장을 신뢰하게 된 이 업체는 지난 2006년 웰크론이 2년에 걸친 준비 끝에 나노섬유 생산을 시작하자 해외 수요업체를 직접 소개해주는 등 현재 든든한 아군이 된 상태다. 최근에는 나노섬유 분야에 쏟은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 일찌감치 개발했던 마스크용 나노필터가 뛰어난 기능을 인정받아 일본 등 해외부터 주문이 쏟아지는 것. 박 부장은 "설비구축과 제품개발로 밤을 샜던 직원들의 노력이 이제 실적으로 돌아오고 있다"며 흐뭇해했다. "반도체 생산시설 등에서 유리섬유 필터를 대체하면 환경오염도 없어지는 데다 에너지 효율성이 30%이상 늘게 됩니다. 나노섬유란 이렇게 없는 시장을 만들거나 기존 시장을 대체하며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의미깊은 분야입니다. 나노섬유의 성장성에 승부를 걸기로 마음먹고 온 이상 더 많은 고부가가치의 제품을 개발에 매진할 작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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