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전기품질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산업자원부와 한국전력공사가 주요 국가를 대상으로 우리나라의 전기 품질을 비교, 조사한 결과 미국ㆍ일본 등 주요 선진국보다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IT 등 반도체 뿐 아니라 전기도 일류 상품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전기품질을 비교할 때 제일 먼저 사용하는 것이 정전 시간이다. 정전 시간이 적을수록 국민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주요국의 정전 시간을 보면 일본이 연간 18분으로 1위를 기록, 최상의 전기품질을 자랑하고 있다. 그 뒤를 한국이 19분으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한국의 19분 정전 시간은 일본을 제외한 주요 선진국에 비하면 비교가 되지 않는다. 실제 대만의 경우 정전 시간이 1년 동안 40분에 이른다. 프랑스도 50분이며 미국은 122분으로 한국 보다 6.4배나 많다. 정전 시간 외에 송배전 손실률도 지표로 사용된다. 가정과 공장으로 전력이 배달되는 과정에서 손실이 적다는 것은 그만큼 시스템이 완벽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송배전 송실률의 경우 한전이 4.5%다. 반면 일본은 5.3%, 대만 5.0%, 프랑스 6.8% 등이다. 미국과 영국은 각각 7.0%, 8.7%를 기록하고 있다. 부하율(평균 전력/최대 전력)도 한국이 다른 선진국 보다 앞선다. 부하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노는 전기 설비가 없다는 것. 부하율에서 한전은 76.2%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일본, 대만 등 주요 선진국의 경우 60%대를 보이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 같은 양질의 전기품질 이면에는 원자력 발전이 자리잡고 있다는 점이다. 총 전기량 중 원전이 공급하는 비율이 한국은 91.4%다. 일본 58.8%, 미국 87.2%, 프랑스 74.9% 등인 점을 감안해 볼 때 전기의 원전 의존도는 세계적인 수준임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