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펀드와 함께 해외 펀드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브릭스 펀드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중국펀드가 수익률 고공 행진을 펼치는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수익률 악화가 더욱 크게 느껴진다. 12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브릭스 펀드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신흥국 주식형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마이너스 1.09%를 기록 중이다. 브라질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남미신흥국(-3.62%)과 비슷하고 인도(-6.46%), 러시아(-18.88%)보다는 다소 낫다. 그러나 중국(11.22%)에 비하면 10%포인트 이상 수익률이 뒤쳐진다. 개별 펀드의 성적은 더 안 좋다. 브릭스 펀드 중 수익률이 가장 좋다는 ‘교보악사파워브릭스주식전환형자 1ClassAf’는 1개월 수익률이 2.41%로 전체 해외펀드 중 수익률 94위를 기록했다. 순자산이 가장 많은 ‘슈로더브릭스주식형-자A-1’은 1개월 수익률 0.49%로 수익률 면에선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브릭스 펀드의 수익률이 좋지 않은 건 이들 4개 국가들이 완전히 차별화된 증시 상황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최근 한 달 새 1,700선에서 2,000선까지 치솟을 정도로 상승세를 보여줬지만 지난 7월까지만 해도 2,200포인트였던 러시아 RTS지수가 최근 500~600선을 헤맬 정도로 최악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인도는 10월 말을 바닥으로 단기 상승세를 타다가 뭄바이 테러 사태로 전세계적 ‘베어마켓랠리’에서 소외됐다. 올 1년을 놓고 보면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순으로 증시가 고꾸라지면서 끝내 4개국 모두의 약세 영향을 받다가 최근 중국이 다소나마 상승했음에도 나머지 국가들이 발목을 잡아 수익률 상승을 이끌지 못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브릭스 지역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은 여전하지만 당분간 국가별로 차별화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비중을 확대하는 것 보다는 국가별로 비중 조절이 필요하다고 권하고 있다. 조완제 삼성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장기적 투자대상으로 브릭스가 유효하지만 인플레이션 우려에서 벗어난 상황에선 수출국가인 중국의 전망이 가장 좋다”며 “당분간 브릭스 국가들간의 차별화된 양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일률적으로 브릭스 펀드에 대한 비중을 확대하는 것보단 국가별로 투자 비중을 조절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권했다.